美 대선 '결전의 날' 관전포인트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11.04 16:48

'브래들리 효과' vs '그랜마 효과'


양당 후보 경선을 시작으로 1년간 치열하게 전개됐던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을 향한 대선 가도가 4일(현지시간) 드디어 막을 내린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이라크 전쟁, 글로벌 금융위기 등 사안 하나하나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누가 새 대통령이 될지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유럽연합(EU)은 미국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을 감안, 대선 하루전에 이미 2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모여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을 담은 당선 축하서한을 채택했다.

◇오바마 '유력', 라틴계도 민주당으로 기울어

미국 대통령 선거는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 4일 0시) 뉴햄프셔에서 시작됐고 5일 정오쯤이면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마바 민주당 후보가 건국 이래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막판 역전을 노리고 있다.

흑인과 백인, 젊은 패기와 노장의 관록 등 두 후보의 특징은 뚜렷하게 갈린다. 흑인들이 오바마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선거에서 영향력이 급성장한 히스패닉계(중남미계)의 표심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에 40%의 지지를 보냈던 히스패닉의 매케인 지지율은 20%대에 불과하다.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를 지지해 오바마에게는 불안요소로 지적됐지만, 경제침체로 불법이민자에 대한 공화당의 강경한 태도를 우려한 견제표가 오바마로 몰리고 있다.

◇격전지 승부 가를 투표율, 날씨는 매케인편

이미 승부가 결정된 '파란주'(민주당 유력)와 '빨간주'(공화당 유력)를 제외한 나머지 격전지들은 투표율에 따라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기피성향으로 인해 투표율이 높을수록 오바마 후보가 유리하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박빙이었던 미주리, 오하이오 등은 젊은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장을 방문할지에 따라 색깔이 갈릴 전망이다.


64%를 기록한 1960년 이후 역대 최고투표율이 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날씨는 매케인의 편이다. 워싱턴, 오리건, 뉴욕 등 미국 해안가에 몰려있는 민주당 우세지역에는 한파가 닥쳤다. 반면 공화당 우세지역의 날씨는 맑고 쾌청하다.

1948년 이후 대선과 날씨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강우량이 1인치(2.5cm) 늘어날수록 투표율은 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틀란타저널은 이날 날씨가 매케인에게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종변수…'브래들리 효과' vs '그랜마 효과'

인종변수도 선거 막판까지 신경써야할 요소다. 여론조사에서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뒤 실제는 백인 후보에게 투표하는 '브래들리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도 미지수다.

특히 경합지의 승부를 가를 부동층의 70%를 차지하는 백인 중장년층이 모두 매케인을 선택할 경우 승부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앞섰던 '쇠고기 벨트'에 속한 몇 개 주는 백인 인구비율이 90%에 달하는 만큼 인종 변수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대선 하루 전인 3일 타계한 오바마의 외할머니가 '그랜마 효과'로 '브래들리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흑인 손자 오바마를 부둥켜안은 백인 외할머니의 사진이 전 언론사 지면을 장식하면서 유권자에게 오바마의 '백인 반쪽'을 상기시켜주는 한편 여성 유권자들의 동정심도 자극할 것이란 분석이다.

연초 민주당 경선과정을 보면 '여성의 눈물'과 같은 감성적 요소가 표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힐러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위로 밀려 입지가 흔들리던 당시 연설도중 흘린 '눈물' 덕택에 뉴햄프셔에서 1위에 올라 '양강구도'를 굳힐 수 있었다. 이는 오바마가 '대세론'에 들뜬 측근들에게 "뉴햄프셔를 기억하라"고 경고할 만큼 뼈아픈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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