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등급법, 은행 BIS비율 구원투수(?)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11.04 18:23
새로운 국제결제은행(BIS) 협약인 '바젤II' 내부등급법 승인 여부에 따라 은행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특히 3분기 실적발표를 코앞에 둔 은행이 그렇다.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감독당국에서 기본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았다. 국민·신한·산업은행에 이어 4번째다. 통상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우리은행은 3분기 실적에 내부등급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산업은행도 지난 7월 승인을 받아 2분기 실적에 적용한 선례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3분기에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는 것을 허용, 이번 주 실적발표를 앞두고 내부등급 적용에 따른 BIS비율 수치도 산출해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적발표를 코앞에 둔 외환은행은 지난해 6월 내부등급법을 신청해 지난달 22일 감독당국의 최종 검사가 끝났다. 하지만 아직 승인 발표가 없어 3분기 실적에 내부등급법을 적용할지가 불투명하다.

국민·신한은행은 일찌감치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아 BIS비율 하락폭을 좁힐 수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자산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150bp에서 160bp 정도 BIS비율 개선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부등급법 적용이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이 그렇다. 내부등급법은 기본과 고급으로 나뉘는데 기업은행은 기본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오히려 BIS비율이 떨어진다. 기본 내부등급법 적용시 부도율은 은행의 내부기준에 따르지만 회수율은 표준방법을 따라야 한다. 표준 회수율이 실제 회수율보다 낮기 때문에 기업은행엔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고급 내부등급법 방식으로 감독당국에 신청할 예정"이라면서 "이 경우 BIS비율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도 그룹사 회계 기준에 맞춰 고급 내부등급법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추락하는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시중은행은 앞으로 도입 예정인 새 회계기준(IFRS)을 수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망가진 상황에서 모든 자산을 실거래가로 평가할 경우 BIS비율 추락이 우려돼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IFRS를 도입한 유럽이 최근 회계원칙을 바꿔 시가평가를 하지 않고 있고 실제 도이치은행도 실적발표시 이를 적용했다"면서 "국내에서도 IFRS 기준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젤II와 BIS비율=바젤II는 BIS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2004년 제정한 각국 은행의 리크스관리 국제기준으로 '신BIS협약'으로도 불린다. 현행 바젤I은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100%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BIS비율을 계산한다.

반면 바젤Ⅱ는 외부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한 신용등급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차등 적용하는 '표준방법'과 은행 자체의 내부 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해 위험가중치를 산정하는 '내부등급법'으로 계산하게 된다. 내부등급법을 사용하면 신용등급을 일괄 적용하는 표준등급법보다 위험가중치가 낮게 산정돼 BIS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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