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4%'…환율기준 1100원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이학렬 기자 | 2008.11.03 17:43
-정부 내년 성장률 전망치 5%안팎서 4%안팎 수정
-예산안 원/달러 환율 기준치 1000원→1100원
-국제유가는 120달러서 75달러로 하향

정부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 안팎'에서 '4% 안팎'으로 내려잡았다. 불과 보름새 전망치를 1%포인트나 낮췄다. 그것도 "객관적으로 3% 안팎이지만, 정책 효과를 통해 1%포인트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내년도 예산안에 적용되는 원/달러 환율 기준치는 종전 1000원에서 1100원으로 높아졌다. 기존 예산안을 짰을 때에 비해 이전 6개월 간 평균 환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3일 발표한 '경기난국 극복 종합대책'에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4% 안팎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년 성장률을 4% 안팎으로 예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26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내년 성장률을 5% 안팎으로 예상한 뒤 정부는 줄곧 "내년 5% 안팎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달 16일까지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성장세로 진입, 내년 5% 내외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하나같이 내년 성장률을 3%대로 추정하면서 정부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세계경제가 1929년 대공항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를 맞게 됐다는 것이 주요 연구기관들의 진단이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각각 3.6%로 내다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3.9%를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8일 우리나라에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3.5%로 제시했다.

현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현실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한몫했다. '위기'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는 게 현재 정부의 인식이다. 정부가 경기부양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경기난국'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경기부양 정책을 통해 내년 성장률을 3% 안팎에서 4% 안팎으로 약 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키로 한 자금은 총 33조원. 올해 유가환급금과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으로 9조원, 내년도 감세로 10조원이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이번 대책에서 14조원(공기업 투자, 감세 포함)이 추가로 편성됐다.

올해만 해도 유가환급금 등 세제지원으로 4조4000억원, 추경편성으로 4조6000억원 등 총 9조원이 투입된다. 집행이 대부분 연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내년 성장률도 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여기에 소득세율 인하 등 기존 감세안에 따른 내년 세수 감소 효과가 10조3000억원이다. 이를 통해 추가로 0.3%포인트 성장률 제고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책을 통해 14조원을 추가 투입함으로써 성장률을 0.5%포인트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내년도 수정예산안에 적용되는 환율 기준치를 당초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정부는 예산안을 짤 때 경제성장률, 국제유가 등은 전망치를 사용하되 환율에 대해서만은 과거 환율을 적용한다.

환율 전망치를 제시할 경우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적정환율이 밝혀져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전망치를 쓰면 필요 없는 오해를 살 수 있어 과거 평균값인 실적치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정예산안에 적용되는 환율은 지난 5~10월 6개월간의 평균 환율이 1102원이었음이 고려됐다. 환율 기준이 올라감에 따라 수정예산안은 당초 예산보다 4000억원이 더 불어나게 된다.

또 정부는 당초 배럴당 120달러로 예상한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75달러로 수정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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