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화산' 강남만 주택대출 규제 적용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8.11.03 15:14

강남·서초·송파 투기지역 안 풀려…LTV·DTI 각각 40% 유지

서울 '강남3구'가 전국 유일의 주택대출 규제지역으로 남았다.

정부가 3일 '경제위기 극복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수도권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전격 해제하면서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만 해제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담보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자금 마련이 쉬워진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마당에 투기지역 여부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투기지역 해제=대출규제 완화'인 만큼 자금줄이 막힌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지표로 통한다.

◇'휴화산' 강남은 안 풀었다=정부가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풀지 않은 것은 집값 상승 등 시장 불안 요소는 특별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강남3구의 집값은 줄곧 하락세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언제 가격이 급등할지 모르는 만큼 이들 지역의 정책 수위를 사전에 조절한 것이다.

주택·건설시장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지원책이 발표될 때마다 부동산 투기, 가격 거품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과거 집값 급등 진원지인 강남의 규제를 풀었다가 자칫 집값이 뛰면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서다.

정부는 강남을 포함한 수도권 모든 지역의 가격 변동률을 조사해 투기지역 해제대상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강남3구는 해제 대상에서 빠졌다.

소형평형의무비율, 임대주택건립비율 등 재건축 규제 완화 소식에 지난 주말 강남 일부 재건축 단지 호가가 수천만원 올랐다는 소식이 강남3구를 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해석도 있다.


◇강남 집값 떨어졌지만 진입장벽 여전=강남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투기지역 해제지역에서 제외된 만큼 비투기지역보다 대출한도가 낮기 때문이다. 투기지역내 주택을 구입할때는 LTV 40%, DTI 40% 이내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이 투기지역내 8억원짜리 주택을 산다고 가정할 때 LTV를 적용한 최대 대출금은 3억2000만원이다. 하지만 DTI까지 적용하면 대출 가능 금액은 1억9000만원까지 떨어진다. 종잣돈 6억여원을 마련하기 전에는 대출을 이용해 도저히 집을 마련할 수 없는 셈이다.

반면 이번에 투기지역에서 해제된 곳은 LTV 60%만 적용을 받아 대출 한도가 크게 늘어난다. 비투기지역에서 8억원짜리 주택을 산다면 연소득과 관계없이 최대 4억8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투기지역 해제, 시장 살릴까=정부는 지난 6월 미분양대책을 시작으로 세제개편안, 재건축 규제 합리화, 보금자리 공급대책, 종부세 개편안 등 규제 완화책을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주택시장은 각종 지원책에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침체된 주택시장을 그대로 두자니 금융권 등 실물경제 동반 침체가 우려되고, 주택대출 규제를 풀자니 부동산 투기, 가격 거품 등 시장 부실화 책임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진퇴양난'에 처했다.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가 바로 투기지역 해제다. 투기지역을 해제하면 LTV, DTI 등 기존 제도는 손대지 않고 사실상 주택대출 규제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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