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둔화 뚜렷 'V자형 경기회복' 멀어지나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11.03 13:37

10월 수출 10% 증가 그쳐… 2005년 6월 이후 최저

경제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수출 증가율 둔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외환 수급 및 경제성장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무역수지 개선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여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처럼 'V'자형의 급속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1∼9월 수출증가율 2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추석과 설 연휴 때문에 영업일수가 적었던 달을 제외하면 사실상 2005년 6월(9.5%)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으로의 수출도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1∼20일에 이뤄진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중국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지난 2002년2월 (-13.15%) 이후 처음이다.

중국 다음으로 큰 수출 대상인 유럽연합(EU) 국가로의 수출도 같은 기간 8.2% 감소했으며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대한 수출은 6.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10.8%로 간신히 두자리수를 유지했다.

업종별로도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소비재 수출의 둔화가 두드러졌다. 10월1∼20일 수출은 선박류(117.8%), 석유제품(45.2%), 철강 제품(40.1%)의 증가세가 높게 유지됐지만 컴퓨터(-37.0%), 가전(-28.4%), 자동차(-14.3%)의 수출 감소세가 컸다. 또 반도체(-26.4%) 수출도 두자리수 감소율을 이어갔다.


주요 무역 상대국들의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 증가율은 향후 한자리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수출증가율은 갈수록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무역수지는 11월, 12월 흑자를 보더라도 연간 90억달러 적자는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전망은 내년이 더 비관적이다. IMF는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보다 0.9%포인트 낮은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은 1.6%에서 0.1%로, 유로화 사용 국가들은 1.3%에서 0.2%로, 중국은 9.7%에서 9.3%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올해는 그나마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며 경기를 끌어왔지만 내년 수출까지 부진할 경우 우리 경제는 견인차가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출 둔화로 무역수지는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1998년 무역수지가 390억달러를 기록했던 것이 한몫 했는데 이번에는 그같은 기대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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