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인, 장바구니 속 종목 살펴보니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08.11.02 17:39

"공매도 손실 만회용 숏커버링… 장기 추세 전환은 지켜봐야"

국내 증시에서 연일 매도 공세를 폈던 외국인이 한 달여만에 대규모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매수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47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하지만 한미 통화교환협정 체결 이후 사흘간 3533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며 매도물량을 줄였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3717억원), LG전자(927억원), LG디스플레이(154억원), 삼성SDI(100억원) 등 대형 IT주에 매수세가 몰렸다. 현대중공업(891억원), 삼성중공업(180억원), 두산중공업(134억원) 등 조선주와 삼성증권(246억원), 현대차(286억원), 기아차(199억원) 등도 많이 샀다.

이들 종목들은 대차잔액 비중이 높아 외국인 순매수액의 상당부분은 과거 공매도한 물량에 대한 숏커버링(빌려서 판 주식을 갚기 위해 해당 종목을 되사는 것)이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기준 대차잔액 비중은 삼성증권이 11.66%로 가장 높았고 기아차(10.54%), 하이닉스(10.37%), LG전자(9.30%), 현대산업(9.14%), 미래에셋증권(8.56%), 한진해운(8.51%), GS건설(8.19%), 한국금융지주(8.00%), 삼성중공업(7.84%), LG생활건강(7.77%), 대우건설(7.65%), 삼성SDI(7.46%)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 대신증권, 포스코, 엔씨소프트, 현대중공업, 하나금융지주, 롯데칠성, 동양제철화학 등도 대차잔액 비중이 5∼6%대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현대산업, 한진해운, 삼성중공업이 상한가까지 오르는 등 이들 대부분 종목들이 상승한 것을 감안한다면 숏커버링이 일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그동안의 불안감이 다소 완화되면서 과도한 공매도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매수에 나서는 것일 뿐 태도를 180도 바꿨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아직 세계 금융시장 신용경색이 풀리지 않은데다, 외국인들은 여전히 국내 시중은행들의 건전성 전망도 부정적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외국인들은 지난주 KB금융을 1276억원어치 가장 많이 내다 팔았고 신한지주(-497억원), 하나금융(-355억원), 대구은행(-232억원) 등 은행주를 집중 매도했다. 실물경기 침체로 우려가 큰 포스코(-395억원), 현대제철(-178억원) 등 철강주도 많이 팔았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근래 보기 드문 일이긴 하지만 숏커버링과 급락으로 저가 매력이 커진 종목들에 매수세가 집중됐다"며 "현재로서는 단기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범주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매매패턴의 반전을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급 여건은 다소 좋아졌지만 정말 계속 오르는 장이라면 이들 종목 보다는 실적, 장기 계획, 펀더멘털 등 개별 재료가 좋은 종목들이 상승해줘야 한다"며 "최근 유입된 외인 매수세가 중장기적 자금인지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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