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불안 끝(?)..외국계證 긍정시각 돌변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08.10.31 16:20

외인 한달새 최대 순매수.. "경기침체 우려 여전"

미국과의 통화 교환 협정 체결로 외화 유동성 위기 우려가 가시면서 한국의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외국계 증권사들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들도 31일 3245억원의 순매수로 코스피시장을 마치며 사흘째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29일 기록한 4725억원 이후 최대규모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아시아 주식전략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카자흐스탄 루마니아 등과 함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국가로 꼽았었다.

CS는 "한국 증시가 아시아와 글로벌이머징마켓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가총액 대비 주식 보유가 가장 적고, 경상수지가 조만간 흑자로 돌아설 것이며, 외환 위기 수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이 낮아졌다"며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1년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서 시가총액의 9.5%에 달하는 450억달러를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기준 이탈 자금 비중이 태국 7%, 대만 4.9%, 필리핀 2.7%, 인도 2.2%인데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빠져나갔다.

또 CS는 한국의 9월 경상수지 적자가 전월 47억달러에서 12억달러로 급감했다며 유가 하락으로 한국의 경상수지가 수 개월 후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12%에 달하는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 P/E는 8배로,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7배에 거의 근접했다는 점도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도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이번 달러 유동성 지원 조치가 한국의 부도 위험성을 현격하게 낮춰 부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가 됐다고 진단했다.

메릴린치도 한국은행과 FRB 간의 통화 스와프는 놀라운 진전이라며 한국은 통화 스와프 조치의 명백한 수혜자라고 평가했다. 메릴린치는 1946년 이후 선진국으로부터 신흥 국가로의 유동성 공급은 IMF를 통해 이뤄졌지만 미국과 한국의 통화 스와프는 아주 예외적인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조치로 원화 환율이 안정세를 찾고 외환 보유액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정시켜 은행의 대외채무 연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국내 신용경색 위험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위험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말콤 우드 모간스탠리 아시아/태평양지역 전략팀장은 31일 "앞으로 한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축소'를 제시했다.

우드는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높고 개혁이 지연되고 있다"고 평했다. 우드는 올해와 내년의 GDP 성장률을 각각 4.5%와 3.8%로 예상하며, "수출보다는 내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UBS도 아시아의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를 반영해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당초 2.9%에서 1.1%로 대폭 낮췄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헤지펀드들의 대규모 물량 청산이 10월을 정점으로 마무리됐고, 외환위기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이머징마켓펀드에 대한 환매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과 같은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또 그동안 한국시장이 워낙 빠져 일부 스마트 머니에게는 이제 살 만한 상황이 됐다"며 "하지만 글로벌 경제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해 장기적인 추세전환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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