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 4Q '흑전'보다 '가입자'?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08.10.30 18:56

(컨콜종합)11월 저가 결합상품으로 가입자 모집에 '전력질주'

SK브로드밴드가 올 4분기에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가입자 확보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낸 상태다. 지난해말 SK텔레콤으로 인수되자마자 개인정보 유출혐의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된데다, 이로 인해 3분기가 시작하는 7월과 8월초까지 초고속인터넷 신규가입자 모집이 정지되는 제재를 방통위로부터 받았던 탓이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는 올 4분기동안 실적개선을 위해 시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장 11월부터 '월 3만3000원'짜리 결합상품으로 가입자 모집에 본격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김영철 SK브로드밴드 전략기획본부장은 30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월 3만3000원에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TV(IPTV), 인터넷전화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컨버전스상품 '브로드앤올'을 11월초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앤올'은 초고속인터넷 광랜, IPTV, 인터넷전화를 제공하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로, 3년 약정기준으로 월 3만3000원이다. 기존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결합상품보다 10% 가량 저렴하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상품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는 31일부터 시작되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에 발맞춰 인터넷전화기 사업에도 뛰어든다. 6~7만원대의 인터넷전화기를 11월초에 시판할 예정이다.

이는 단기적 수익개선보다 결합상품을 통해 가입자를 최대한 확보해서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도 취임초부터 "올해는 단기 이익보다 체질개선과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최근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신규가입자의 20%는 결합상품을 통해 유입될 정도로 SK브로드밴드는 결합상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이라는 막강한 후견인을 얻었지만, 최근 공격적 영업으로 인한 출혈도 만만치 않다. SK브로드밴드는 개인정보 유용행위에 따른 40일간의 영업정지와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3분기에도 1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공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을 펼칠 경우 4분기 경영실적은 더욱 악화될 공산이 크다.

박만식 마케팅부문장은 "올해 매출 가이던스인 1조9300억원~1조9900억원의 달성은 어렵다"고 밝힌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1~3분기까지 SK브로드밴드의 누적 매출액은 1조4193억원으로, 4분기에 5000억원 이상을 달성하지 않으면 올해 가이던스를 맞출 수 없다는 계산이다.

24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지난해 3분기 매출이 4667억원 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올 4분기 매출 5000억원 달성이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지금처럼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속할 경우에 4분기에도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올 3분기에 1178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다. 이는 직전분기와 전년 동기에 비해 9.9%와 36.5%씩 늘어난 수치다. 그만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를 위해 아낌없이 총알을 쓰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순증가입자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등 최근 들어 예전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현재 납품비리 수사로 혼란에 빠져 잠시 소강상태에 있는 KT, 그리고 LG파워콤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경우 시장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칫 SK브로드밴드가 돈은 돈대로 쓰고 가입자는 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SK브로드밴드가 개인정보 사태의 악몽과 경쟁사의 견제를 뿌리치고, 앞으로 결합 및 통합상품을 앞세운 공격적 행보로 초고속인터넷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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