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증가와 소비 침체에 따라 신용카드 대출의 부실화가 심해져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뉴욕타임스는 29일 지금까지 은행들은 악성 신용카드 대출로 약 210억달러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며 향후 1년반 동안 550억달러의 추가손실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일 수 천 명이 일자리를 잃는 상황에서 신용카드 대출을 사용한 소비자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연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들의 손실은 전체 신용카드 채권 발행액의 5.5% 정도다. 하지만 실업이 계속 증가할 경우 이 비율은 2001년 정보통신(IT) 버블 붕괴 당시의 7.9%를 넘어설 것이라는 흉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미국 최대 카드사인 비자는 지난 분기 3억5600만달러(주당 45센트)의 순손실을 기록, 3월 기업 공개 이후 첫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인 게리 크리텐덴은 "실업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신용카드 부문의 순손실은 역사적인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가 장기간 호황을 보이면서 은행들은 신용카드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대출 한도도 많이 늘렸다. 그러나 경기가 침체로 돌아서자 은행들은 한도를 많이 줄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용이 우량한 카드 고객들도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대형 카드 발행사인 캐피털원의 경우 지난 2분기중 고객들에 대한 신용한도를 전분기 대비 4.5% 줄였다. 매출이 미약한 카드 계좌는 폐쇄하기로 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타겟 등 카드 대출이 많은 회사들은 카드 사용 기준을 강화했고,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을 도태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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