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적' 한국, 앞으로 '신뢰' 쌓아야"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08.10.30 16:27

프랜시스 후쿠야마 美 존스홉킨스大 교수 강연

"한국은 경제와 정치에서 기적에 가까운 성과를 이뤘습니다. 한국이 앞으로 직면한 과제는 사회 내부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신뢰를 구축하는 일입니다."

저서 '역사의 종말'로 잘 알려진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3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건국 60주년 기념 세계지도자 포럼에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대한민국, 신뢰강국의 초석을 쌓아라'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정치적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법치제도의 확립과 정부의 투명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아울러 바람직한 시민사회의 형성을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제적 신뢰 제고를 위해선 민족주의적 정서의 분출보다는 동아시아 안보 및 지구적 차원에서 세계화의 여러 도전을 해결할 새로운 국제제도의 창설에 적극 참여하는 등 국제사회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관계와 관련해 후쿠야마 교수는 "지난 50년 동안 한국은 미국과 동맹 관계를 통해 안정성을 유지해왔다"며 "만약 한반도가 통일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세계화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양국 관계를 앞으로도 잘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국제적 제도들은 냉전시대의 소산"이라고 지적한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유엔(UN)이 새로운 금융위기와 이라크 문제 등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며 "개혁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기존의 글로벌 금융감독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며 IMF 등 국제기구의 개혁과 새 기구 창설 등을 제안한 데 대해 후쿠야마 교수는 "이 대통령께서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데 참여하겠다고 말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 신보수주의자(네오콘)로 불렸으나, 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 이후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올 11월 미국의 대선에 대해 "공화당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자격이 없다"며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사실상 표명했다.

이날 포럼에선 후쿠야마 교수 외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와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앨런 히거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의 강연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세계 지도자포럼에는 △윌리엄 코언 전 미 국방장관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러시아 총리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 △고촉통 싱가포르 선임장관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 등 전직 정상급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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