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도 '대마불사'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10.30 11:42
러시아 정부가 '재벌'의 파산을 막아주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미하일 프리드먼 회장이 운영하는 알파그룹에 5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펀드 가운데 일부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알파그룹이 도이치뱅크 등 은행단으로부터 빌린 20억 달러 대출을 갚아주기 위해서다.

프리드먼 회장은 도이치뱅크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자신이 보유한 러시아 최대 휴대전화서비스 업체인 OAO빔펠 커뮤니케이션의 지분 44%를 담보로 걸었다. 이 신문은 "러시아 정부가 결국 프리드먼 회장이 지분을 포기하는 걸 막아준 셈"이라고 밝혔다.

최근 알파그룹이 경영난을 겪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러시아 정부가 기업 대출을 대신 갚아 파산을 피하게 해줄 것"이란 기대가 확산됐다.

이 신문은 "이번 결정은 러시아 정부가 은행과 해외투자자들 사이에 러시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을 강력하게 막기 원한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 미하일 프리드먼 알파그룹 회장
러시아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러시아 내의 개인 부호들과 기업들이 신용경색 여파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거다.

이들은 주가 하락으로 은행이 담보를 더 요구하거나 단기 대출이 만기가 됐는데도 재정을 확보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제 누구를 살려줘야 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라고 WSJ는 전했다.

다행히 러시아 정부가 그 동안 석유 수출 덕분에 다른 나라들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러시아는 5000억달러가 넘는 외환을 보유한 세계 3위 외환보유국이다.

지난달 러시아 정부는 기업과 은행에 최소 500억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지급 계획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신청된 지원 금액만 1000억 달러를 넘는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러시아는 최근 아이슬란드에도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이후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로부터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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