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금융시장, 롯데의 '韓-日 우애경영'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8.10.30 11:44

일본롯데, 롯데쇼핑 해외 지분 투자에 참여..'엔고 수혜' 제공

미국 발 금융쇼크로 글로벌 금융 시장이 격변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가운데 롯데와 일본롯데의 돈독한 '우애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증시 폭락, 환율 급변 등 전 세계적으로 금융 시장 불안이 고조되고 엔화가 기록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롯데가 롯데쇼핑의 '백기사'로 나섰다.

3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일본롯데가 최근 롯데쇼핑이 인수한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 지분 인수에 동참하기로 했다.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당초 인도네시아에서 대형마트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마크로 인도네시아'의 지분 75%를 현금으로 인수하고 나머지 25%는 싱가포르 현지법인이 매입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롯데쇼핑이 인수할 예정이었던 지분 75% 중 20%를 일본롯데가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일본롯데가 지분 참여에 나선 이유는 최근 엔화 가치가 급등해 달러화, 유로화 등 여타 통화에 대해 여건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 환율 부분을 고려해 일본롯데가 지분 인수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본롯데는 기록적인 '엔고' 덕분에 평소보다 저렴하게 외화를 확보할 수 있고 롯데쇼핑은 그만큼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결과적으로 롯데쇼핑이 일본롯데 덕분에 '엔고 수혜'를 누리게 된 셈이다.

롯데쇼핑은 당초 293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투자액수가 2155억원으로 줄어 784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자금 효과는 더 크다.

해외 지분 투자는 줄이고 국내 투자액은 늘린다. 롯데쇼핑은 김포국제공항 스카이파크에 대한 신규 시설 투자금액을 1067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김포에 테마파크, 호텔, 쇼핑몰 등 복합 쇼핑단지를 조성중인 롯데쇼핑은 당초 1569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총 263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환율을 감안한 효율적인 투자 집행은 일본롯데와 막역한 관계를 맺고 있는 롯데그룹의 장점.

롯데는 올 들어 회사채 금리가 급등했지만 일본에서 우량 기업으로 통하는 일본롯데의 우수한 신용 평가 덕분에 2%의 저리로 엔화를 대거 차입하기도 했다.

신격호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격월로 드나들며 이른바 '셔틀(Shuttle, 왕복)경영'을 펼치고 있다. 장남 신동주 부사장이 일본롯데를 맡고 있고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00%를 일본롯데 계열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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