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유동성 '최후의 안전판' 세웠다

더벨 황은재 기자 | 2008.10.30 10:23

신용경색 완화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

이 기사는 10월30일(09:5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외화유동성, 최후의 안전판 마련.."외화유동성 우려 완화"

-원화의 국제화 기회 확보..대외 신인도 상승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간의 통화스왑 거래 계약 체결로 국내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었던 외화유동성 경색우려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24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에다 FRB를 통해 300억달러 한도의 비상금을 확보됐기 때문이다. 통화스왑 상대가 달러를 직접 찍어내는 미국 중앙은행이라는 점에서 외화유동성 문제에 관해선 확실한 안전장치 하나가 생긴 셈이다.

이에 따라 급등하던 달러/원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주가 하락도 제한돼 국내 금융시장 혼란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스왑계약 체결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 층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도 확인돼 30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는 평가이다.

◇ 2400억달러+300억달러=외화 유동성우려 완화

24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았다.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 해외펀드 증가 등으로 늘어난 단기 외채가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과 맞물려 국내 금융회사와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 위기 가능성으로 연결됐다.

또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한 외환당국의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으로 외환보유고 감소 우려가 증폭됐다.

그러나 FRB와의 통화스왑 계약 체결은 달러를 찍어내는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달러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돼 외환보유고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판이 마련됐다. 한은이 원화를 찍어 FRB에 원화를 주면 반대로 FRB는 달러를 한은에 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의 막연한 불안 심리가 제거되고 한은의 외화자금공급과 맞물려 자금시장 상황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급등하고 있는 달러/원 환율도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확충되는 효과와 함께 앞으로 우리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데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을 주도한 이광주 한은 부총재보는 "우리나라의 대외 문제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금융위기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지나친 우려와 원화환율의 과도한 약세를 바로잡고 시장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난제인 외화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며 "외환보유고의 10%에 해당하는 크레딧 라인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외화유동성 경색을 완화시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 FRB 스왑계약..한국 대외 신인도 상승 "원화 국제화"

FRB와의 스왑 계약 체결은 300억달러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동안 FRB의 스왑거래 대상국이 신용등급이 AAA인 초 우량국가를 대상으로 이뤄져 왔다.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A로 한 단계 낮지만 연준이 스왑 계약을 승인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통화스왑은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을 개선하는 한편, 펀더멘털이 건전하고 잘 관리된 국가들이 달러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도 "4개국, 뉴질랜드 포함해서 5개국이 체결한 것은 기본적으로 그나라 경제가 건실, 잘 관리되고 있는데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외화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된다는 판단하에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며 "한국경제는 건전하고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스왑계약 체결로 원화가 국제적인 통화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도 확보됐다. 원화와 주요국 통화간에 스왑 계약 체결이 어려웠던 데는 원화가 국제 통화로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부총재보는 "원화가 세계 주요통화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 신용경색, 완전 해결은 어려워

이번 FRB와의 스왑 계약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브라질 중앙은행, 멕시코 중앙은행, 싱가포르 통화청도 함께 이뤄졌다. 이미 체결된 10개국과 함께 FRB의 스왑계약 국가는 14개국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FRB와 통화스왑 계약을 맺은 이후에도 신용경색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추가적인 신용경색 유발 요인들이 등장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

신용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미국 국채와 리보(LIBOR) 금리간의 차인 TED 스프레드는 2.84%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또 은행 간 기일물 자금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신용경색 해결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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