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사랑을 100% 행복을 키우는 '나눔경영'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8.11.09 04:08

[머니위크]기업 사회공헌 현장을 가다/ 우림건설

“언니, 슈퍼주니어 중에 누가 제일 좋아?”
“글쎄? 멤버가 누군지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슈퍼주니어를 몰라? 이제 언니랑 말 안할래. 수준 차이나. 피이~”

10월25일. 서울의 한 찜질방에 열댓명의 여자들이 모여 있다.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어린이들과 20~30대 여성들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들은 식혜를 먹으며 연예인 이야기에서부터 정치 논평까지 다방면에서 수다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한 복지시설 어린이들과 우림건설의 여직원들이다. 우림건설 내의 여성복지모임인 실로회 회원을 주축으로 한 자원봉사자들은 4년째 이 기관과 연을 이어오고 있다. 봉사활동은 거창하지 않다. 그저 두달에 한번씩 어린이들과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이들의 일과다.

여직원들은 ‘말이 봉사지 그냥 하루 놀다 올 뿐’이라고 말하지만 어린이들은 너무 즐거운 시간이다. 쌀이나 선물을 주고 사진 찍고 돌아가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얼마 전에는 다같이 놀이공원도 가고 미술관도 갔다.

그동안 정도 많이 들었다. 복지시설을 떠나 새로운 부모님을 만났지만 행사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친구도 있다. 임지연 품질안전환경실 팀장은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친구같이 지내고 있다”면서 “친구들 덕분에 매번 좋은 것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해서 봉사활동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고 말한다.

◆사회공헌 우등생, 꾸준한 봉사 이어 나간다

우림건설은 지난 7월 말 발표된 시공능력평가 기준 40위의 건설사지만 사회공헌활동만큼은 업계에서 선두권에 꼽힌다. 지원 금액 이상의 특별함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현장 봉사’와 ‘지속 지원’이라는 두가지 원칙은 우림건설 사회공헌활동의 근간이다.

지난 2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정보센터는 제2차 사회공헌 지표를 발표했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한 11개 기업이 참여했는데 교보생명, 국민은행, 이랜드, 포스코,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CJ, GS칼텍스, LG전자, SK텔레콤 등과 함께 우림건설이 포함됐다. 그동안의 공헌활동을 인정받은 셈이다.

우림건설은 해마다 사회공헌활동으로 4억~5억원의 비용을 떼어 놓는다. 이 돈은 장학사업과 집짓기 활동, 기타 자원 봉사에 쓰인다. 별도로 전북대에 2005년부터 해마다 1억원씩 100년 지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회복지재단 등에 김치를 전하는 김장담그기 행사는 15년째 지속하고 있다. 참여하는 직원은 40명 안팎이지만 의욕이 넘친다.

“올해는 11월19일에 자매결연한 복지시설로 김장을 담그러 갑니다. 현장에서 직접 담은 김치를 먹는 맛이 일품이라니까요” 최기영 홍보팀장의 말이다.

유관기관의 추천을 받아 장애우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도 2000년부터 지속하고 있다. 벌써 대학을 마치고 사회활동을 하는 수혜자들을 볼 때면 가슴 한켠에서 뭉클함이 솟구친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한 수혜자가 TV에 나왔을 때 반가운 마음에 뿌듯함도 느꼈단다.

올 3월에는 본사 인근의 한 어린이집에 칠공사 등 편의시설을 제공했다. 금액은 1500만원 정도로 많지 않지만 과정을 보면 의미가 있다. 직원의 급여 1%를 적립하고 회사가 매칭펀드 형식으로 같은 금액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급여 1% 위원회’는 이 같은 지원사업을 검토하고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영이념은 ‘나눔과 섬김’


우림건설의 경영이념은 ‘나눔과 섬김’이다. 나눔은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섬김은 고객가치를 반영한 것이다. 우림건설의 나눔은 실질적인 사회단체들과의 교류로 실천되고 있다. 이 회사는 매달 7000여권의 도서를 추천해 사내 임직원뿐만 아니라 현장근로자, 협력업체,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단체, 전방 군부대까지 전달하고 있다.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한 도서 나눔은 벌써 12년째다. 책머리에는 우림건설의 최고경영자인 심영섭 회장이 자필로 쓴 독후감도 인쇄돼 있다. 독후감은 책에 대한 서평이라기보다는 직원들이나 이 회사에 연관된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가깝다.

이 회사의 감성적인 사내커뮤니케이션 문화는 각종 문화단체와의 교류와 협력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세계적 문화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난타의 전용극장 이름이 이 회사의 이름을 딴 ‘우림청담씨어터’다. 올해로 7년째 공연장을 후원하고 있다. 또한 각종 뮤지컬과 남도민요보존회, 가양금병창보존회 등 전통예술에 대한 후원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김종욱 문화홍보실 상무는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들을 찾고 그들과의 감성적인 교감을 이룰 수 있도록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위주로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림건설은 현재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이 나라 역대 최대 규모의 도심 복합단지를 건설 중이다. 현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매주 알마티시내 거리청소에 나서고 있다.

이행기 카자흐스탄 법인장은 “현지 직원들과 카자흐스탄 고객들과도 다양한 감성적인 교감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회사의 문학적이고 감성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현지화에도 큰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박스 - ‘아쉬움이 묻어나는 러브하우스’>

지난 2006년 우림건설은 경기도 수원의 한 노부부의 집을 개·보수하는 ‘러브하우스’ 선물을 하게 됐다. 주택협회가 매년 회원사와 함께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집을 리모델링해 주는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이다.

정부지원금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노부부의 사연을 접한 심영섭 우림그룹 회장은 사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고 한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집이었는데 얼마나 낡았는지 새 집을 짓는 것보다 힘들었죠.”

당시를 회상하는 김종욱 문화홍보실 상무는 기자와 마주 앉은 자리에서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다면서 말을 이었다.

새 집의 형체가 서서히 잡힐 때 즈음 두 노인네는 ‘드디어 우리에게도 새 집이 생겼다’며 그토록 기뻐했단다. 집짓는 회사 직원들이 손수 뜯어고쳤으니 집이야 얼마나 좋았겠냐마는 완공을 불과 며칠 앞두고 청천병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할아버지가 지병으로 세상을 달리하셨다는 소식이었다.

“참 가슴 아픈 소식이죠. 새 집을 그토록 보고 싶어 하셨는데...”

김 상무는 홀로 새 집을 지키고 계시는 할머니의 근황이 궁금한지 ‘지금은 어떻게 지내시나’라고 짧은 여운을 남긴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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