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가 물질하고, 백로가 거니는 우포늪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10.29 17:41

갈대·억새 등 가을정취 물씬… 람사르총회 맞아 일평균 1만명씩 방문

소가 누워 물을 마시는 모습의 산이 둘러싸고 있다 해서 '우포'라는 이름이 붙은 경남 창녕군의 우포늪은 갈대와 억새가 흐드러지게 피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1.3㎢ 면적의 절반을 노란 개구리밥이 뒤덮고 있다. 그 사이사이를 백로가 목을 꼿꼿이 세운 채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걸어다닌다. 청둥오리가 개구리밥 사이에 머리를 쳐박고 물질을 하며 이리저리 쏘다닌다.



약 1억4000만년 전 빙하가 녹으면서 낙동강 물이 대거 범람했다. 이 때 쓸려온 토사가 지금의 토평천 입구를 틀어막았다. 때문에 지금의 창녕 화왕산 자락에서 흘러나온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1억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우포늪이 탄생한 것이다.

봄이면 자운영이 화사한 연둣빛을 내뿜으며 우포늪 지천에 깔린다. 여름엔 물을 정화하는 기능이 뛰어난 가시연이 직경 2m 이상의 잎으로 우포늪 전역을 뒤덮는다.

↑ 여름이면 우포늪을 뒤덮는 가시연 꽃봉오리 모습. 창녕군 우포늪 생태관
관계자는 잎 직경이 최대 2m까지 자라는 가시연의 줄기는 식용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가을엔 우포·목포·사지포·쪽지벌 등 우포늪 지역 전역에 새하얀 억새와 갈대가 바람에 흔들린다. 겨울엔 러시아 등지에서 날아온 철새들로 장관을 이룬다.

창녕군 관계자는 "람사르 총회가 시작된 28일 전부터 매일 평균 1만명의 관광객이 우포늪을 찾는다"고 말했다.

기자가 우포늪을 찾은 29일에도 초등학생에서 대학생에 이르는 단체 관람객에서부터 가족 단위로 가을 정취를 즐기러 나온 이들로 우포늪 생태관은 북적거렸다.

↑ 우포늪 절반 가량을 연둣빛 개구리밥이 뒤덮고 있다. 그 사이에서 백로와
청둥오리가 먹이를 찾는 풍경이 평화롭다.


↑ 우포늪을 찾은 기러기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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