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정치 1년, 얻은 것과 잃은 것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10.29 16:40

'이재오' 격침하고 여의도 안착…공천의혹으로 도덕성 상처

'사람이 희망이다'

지난해 10월30일 창당한 창조한국당이 30일로 만 1살이 됐다. 문국현 대표의 정치 실험도 1년을 맞았다.

파란만장한 한 해였다.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던 지난해 8월, 문국현이란 이름은 당시 범여권에 유력한 희망이었다.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면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상반된 철학을 강조했고 그의 '몸값'은 치솟았다.

문 대표가 범여권에 '투항'하지 않고 독자생존을 천명하면서 시련은 시작됐다. 끊이지 않던 구애는 어느새 싸늘한 비난이 됐다. 그는 범여권 후보 단일화 실패의 장본인으로 지목됐고 도와주겠다던 의원들은 등을 돌렸다.

그는 10월 창조한국당을 띄우고 대선을 완주, 130만표(5.8%)를 얻는 저력을 보였다. 창조한국당에선 "사실상 400만명 가량이 지지했지만 막판 사표 방지 심리로 상당수가 이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총선에선 이재오 한나라당 전 의원을 물리치고 당선,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한정 의원과 관련된 공천 헌금 의혹으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이 의원은 구속됐다.

당은 최고위원들이 일괄 사의를 내는 등 혼란을 겪었고 당권은 문 대표에게 집중됐다.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1인당'이란 비아냥까지 듣게 됐다. 문 대표의 '롱런'을 점치는 이는 드물었다.

이 때 문 대표가 경영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공동 교섭단체라는 카드로 당의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 자유선진당과 '동거'를 결정, 정체성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문 대표는 꺾이지 않았다.

공천 헌금 의혹이란 아킬레스건에 대해선 이원 작전을 폈다. 당에서 이한정 의원과 거리를 두는 힌편 문 대표 쪽에선 이 의원에 대한 검찰의 회유와 허위 진술 등을 문제 삼아 검찰의 칼끝을 무디게 만들었다.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문 대표는 "질 것 같지 않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입법도 활발했다. 이용경 의원은 쇠고기 국정조사 등에서 활약하며 문 대표를 측면 지원했다.

문 대표는 시련의 시간을 지난 1년으로 마감할 수 있을까. 29일 기자들과 만난 문 대표는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꼽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선 지지자들에 대한 마음의 빚 때문에 정치를 연장한 것은 굉장한 모험이었다"며 "아쉬운 점도 많지만 국민에 희망을 드리겠다는 사명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CEO 출신답게 경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경제팀 교체를 주장하며 "금융과 실물경제를 두루 아는 유능한 인재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설에 대해선 "저한테 진 게 아니라 국민에게 진 것"이라며 "그걸 잊지 않으시면 좋은 처신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문 대표에겐 숙제가 많다. 도덕성을 회복하는 게 급하다. 의정활동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내년엔 선진창조모임의 원내대표도 맡는다.

당은 살아있긴 하지만 근근이 버티는 수준이다. 자유선진당이란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지 않도록 소수당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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