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아슬'… 은행 BIS비율 '비상'

더벨 김동희 기자 | 2008.10.29 13:14
이 기사는 10월29일(08:0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고 온 주가 급락 등의 충격으로 자기자본 비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은 6월말 현재 자기자본비율(바젤2기준)이 10%에 턱걸이를 하고 있는 형편이라 추가 하락할 경우 한자리수대로 떨어지게 된다.

BIS비율 10% 하회 가능성 제기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후폭풍과 국내 주가 급락 등으로 올해 3분기 국내 은행의 BIS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은 과거 어느 때 보다 커진 것이 사실. 당장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 유가증권의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자본 감소만도 만만치 않다.

매도가능증권평가익은 BIS 자기자본 중 보완자본으로 인정된다. 6월말 현재 기업은행을 포함한 6대 시중은행의 자본에 계상된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은 약 4조7000억원으로 전체 자본의 약 7.0%에 달한다. BIS비율 계산상 이중 45%가 보완자본에 더해진다.

그러나 최근 주가 급락으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의 감소는 불보듯 뻔한 일.이로 인한BIS비율 상승분도 반납해야 할 처지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매도가능증권 평가익 감소에 따른 전체 은행의 9월말 현재 순자산가치 하락폭이 6월말 대비 1.1%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10월 10일 주가기준으로는 2.2%, 그 이후 주가 낙폭이 급격히 커진 것을 감안하면 현재 시점에서 감소폭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의 경우 6월말 현재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익이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4.6%와 10.6%로 높아 주식시장 급등락에 따른 순자산 가치 변동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매도가능증권 평가익 감소에 따른 BIS비율 하락폭은 외환은행 0.21%포인트, 신한은행 0.15%포인트, 우리은행 0.12%포인트 순으로 클 것으로 최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시중 은행들의 BIS비율 하락을 예상케 하는 요인들은 더 있다. 금리 급등으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과 각종 파생상품 손실, 일부 기업 부실로 인한 대출채권 상각 등으로 순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급격하게 확대된 주가와 금리 변동성은 BIS비율의 분모가 되는 위험가중자산 산출액을 늘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일부 은행의 BIS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6월말 현재 비율이 낮았던 외환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거론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태산LCD의 키코관련 손실 2861억원이 당장 BIS비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6월말 현재 BIS비율(바젤2기준)은 10.08%였다. 우리은행은 서브프라임 관련 CDO투자에서 3분기에 2000억원 가량을 추가 상각할 것으로 알려져 역시 도마에 오른 경우다. 다만 우리은행은 지난 9월 후순위채 30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최근 워크아웃 신청 가능성이 높아진 C&그룹 등 부실징후 기업들에 대한 은행별 처리 여부도 관건이다. 선제적인 상각처리에 나섰을 경우 순이익 감소폭은 더 커질 수 있다.



내부등급법 승인 및 후순위채 발행 가능성 '고조'

해당 은행들과 금융감독당국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이미 물밑 대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중은행 중 한곳이라도 BIS비율이 한자리수대로 떨어질 경우 은행권에 대한 국제금융계의 우려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금융감독원은 늦어도 11월 초까지 신BIS비율의 산정기준인 내부등급법 적용 은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부등급 법을 이용하면 은행의 BIS비율을 기존 보다 1%포인트 가량 높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초에 내부등급법 신청 은행들에 대한 승인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신청한 우리은행과 지난해 말 의뢰한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내부등급 법을 이용해 BIS를 산출할 수 있는 은행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산업은행 3곳뿐이다.

금감원은 은행의 부실채권 매각을 독려해 위험자산을 줄이는 자구 노력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에는 각 은행에 후순위채 발행을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순위 채권은 보완자본 성격으로 짧은 기간 내에 BIS비율을 늘릴 수 있는 수단이다. 실제로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은 후순위채 발행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채 소화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은행 후순위채 매입에 연기금 등이 동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채권 매니저는 "연기금을 동원해 후순위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다만 (외국인이 보기엔) 사실상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은행을 도와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실제 실행이 이루어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신BIS비율(바젤2) 의무화 시기를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바젤2가 전면 시행될 경우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이 위축돼 자금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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