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진정, 호·악재 다시보기가 필요한 때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10.29 11:41

[김경환의 투데이]

대공황 이후 77년래 최악 증시로 기록될 10월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10월이 마무리 지어지는 것과 동시에 증시에서도 모처럼 침울했던 분위기가 걷히고 있다.

29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그동안의 과매도 상태에서 벗어나 이틀째 반등을 꾀하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 역시 장막판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10% 안팎의 폭등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889.35포인트(10.88%) 폭등하며 단숨에 9000선을 넘어섰다. 상승폭으로는 지난 13일 기록한 936포인트에 이어 사상 2번째이며, 상승률로는 사상 7위 기록이다.

이날 증시 반등은 완전한 회복세라기 보다는 그동안의 낙폭 과대에 따른 반작용의 성격이 짙다. 그러나 공포에 질려 투매에 나서던 투자자들이 정상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하면서 악재에 짓눌려 좀처럼 부각되지 못하던 호재들이 드디어 투자심리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어떠한 호·악재 요인들이 무엇이 있는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고 반가운 것은 단기 자금 시장의 경색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날부터 기업어음(CP) 매입에 나서면서 단기 자금시장이 다시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이는 신용위기 최악의 국면이 드디어 지나갔다는 안도감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27일 CP 발행금액은 671억달러로 지난 한주간 일일 평균인 67억달러의 10배에 달했다.

메시로 파이낸셜의 아돌포 로렌티 이코노미스트는 "CP발행 증가는 정부만이 할 수 있은 일"이라며 "오랫만에 들어보는 희소식"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공조도 경기부양을 가능케하는 호재 요인이다. FRB는 이날 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금리 인하를 발표할 예정이다. FRB의 금리 인하는 들끓는 침체를 진정시킬 좋은 호재 요인이다. 이미 시장은 FRB가 기준금리를 1%로 0.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다음달 6일 기준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ECB의 금리 인하폭도 0.5%포인트다. 내년 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마저 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25bp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 미국 재무부는 구제금융 대상을 비상장 은행들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현재 정부 방안은 6500개 은행들을 구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재무부의 이 같은 방안은 결국 소수의 개인이 지배하는 은행들까지 구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주부터 미국 재무부의 7000억달러 중 25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액이 집행되기 시작하면서 단기 자금 사정도 나아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이슬란드, 우크라이나에 이어 헝가리의 구제금융을 결정하며 신속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기부양 재정정책도 속속 시행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를 조기에 잡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만 하면 안심할 수도 있을까? 그러나 상황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우선 코앞으로 다가온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문제다. 미국은 이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를 발표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3분기 마이너스 0.5% 성장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누그러지던 투자자들의 'R'(recession, 경기침체) 공포를 다시 한번 일깨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망은 미국 경제가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한 후 2분기부터는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내용이다.

증시는 아직 기술적인 반등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증시가 확연하게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확인해야할 것들이 많다. 우선 모든 것의 원흉이 됐던 주택 시장이 바닥을 쳐야 한다. 그리고 미국 주도로 이머징 국가들까지 아우르는 경기부양대책들이 나와야 한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동반 침체를 반영해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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