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황금벨트 '9호선' 최강자는?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8.11.11 04:05

[머니위크]래미안 vs 센트레빌 분양 자존심 대결

9호선 지하철 노선의 색은 ‘황금색’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부동산의 황금빛 벨트’라고 말한다. 신흥 주거지역과 강남을 아우르는 특급 노선을 형성하는 등 호재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이 지하철 9호선 라인에 건설업체 2곳이 두번째 분양을 곧 시작한다. ‘집으로 간다’는 카피와 함께 편안한 내 집을 강조하는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탈렌트 최정원을 내세워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집’이라는 컨셉트를 강조하고 있는 동부건설의 센트레빌이 주인공이다.

두 회사는 부동산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각각 다른 곳에서 한차례씩 성공적인 분양을 마쳤다. 황금빛 벨트의 수혜를 톡톡히 본 것이다. 이제 두 회사는 동작구에서 또 한번 맞대결에 들어간다.

◆반포 래미안 돋보이는 조경, 분양결과는 ‘굴욕’(?)

지난 10월20일 분양을 끝낸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안에는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3976㎡(1200평) 규모의 인공호수가 생겼고 연못 안에는 화기를 누그러뜨리라는 의미로 600㎏(1000근)짜리 청동 해태상이 설치됐다.

1000년을 살았다는 느티나무 고목도 래미안퍼스티지의 자존심처럼 자리 잡았다. 삼성물산은 대한민국 대표 주거단지의 상징성을 위해 성인 4명이 팔을 둘러야 안을 수 있는 나무를 공수해 와 단지 내 조성했다.

래미안퍼스티지의 가장 화려한 볼거리는 금강산 만물상의 재현이다. 마치 금강산을 옮겨놓은 듯한 조경은 래미안에 산다는 자부심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멋들어진다.

래미안퍼스티지는 삼성물산 명품 콘셉트의 대표적인 아파트 단지로, 조경이나 자재를 최고급으로 꾸미라는 CEO의 특별 지시에 따라 조성된 단지다.

덕분에 분양 한파에도 불구하고 래미안퍼스티지는 순위 내 마감을 마쳤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삼성의 굴욕’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래미안의 무게로 봤을 때 청약 경쟁률이 신통치 않아서다.

앞서 분양했던 GS 자이가 1순위에서만 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삼성 래미안은 국내 최고의 화려한 조경에도 불구하고 3순위까지 1.6대 1의 경쟁률에 머물렀다. 특히 반포 자이보다 낮은 분양가격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에서 뒤진 것에 대해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가 예전만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서 센트레빌 후광효과 기대

비슷한 시기에 동부건설은 강서구 공항동에 자리를 폈다. 지난 9월30일부터 10월2일 청약을 받은 강서 센트레빌 3차는 2.4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선방하는 모습이다. 10월27일 현재 계약에 한가구를 남겨두고 있지만 예비청약자의 수가 많아 사실상 종료된 셈이다.

강서 센트레빌 3차는 지하철 9호선 신방화역 인근에 위치할 뿐 아니라 방화터널이 개통을 앞두고 있어 올림픽대로의 진출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마곡지구의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눈길이 가는 지역이다.

공항 연립주택을 재건축한 강서 센트레빌 4차에서 일부 미분양으로 남은 것은 기대에 못미친다. 소형 면적은 분양을 마쳤으나 일부 중형 면적에서 미분양이 났다. 10월3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곳은 118가구 중 23가구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중소형인 75~146㎡로 구성됐으며 분양가는 3.3㎡당 1250만원에서 1470만원으로 결정됐었다. 지하철 9호선 공항시장역과 5호선 송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김포공항과도 가깝다.


홈네트워크와 동체 감지기를 통한 경비시스템, TV 문자자막 안내 시스템 등 센트레빌만의 첨단시스템도 강점이다.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인테리어와 중앙정수 시스템, 맑은 식수를 제공하는 인버터 부스터 펌프시스템 등 웰빙 생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작구에서 9호선 대격돌

강남에서 힘겹게 선방한 삼성물산 래미안과 강서에서 바람을 몰고 온 동부건설 센트레빌이 이번에는 동작구에서 격돌한다. 두 회사 모두 올 연말 분양을 계획했다가 조합원과의 의견조율 문제로 내년 초로 일단 시기를 연기한 상태다. 일반분양가구수는 각각 244가구와 183가구로 삼성물산 물량이 조금 많다. 모두 강남과 강서로 진출입 하기에 용이한 9호선 라인에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삼성물산은 동작구 본동 5구역을 재개발해 79~138㎡ 468가구 중 244가구를 일반공급한다. 지하철 9호선과 1호선 환승역인 노량진역과 가깝고 9호선 노들역과도 5분 거리다. 올림픽대교, 노들길, 강변북로 등과 인접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인근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대형 편의시설이 없어 용산역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동부건설은 동작구 흑석동 흑석뉴타운 5구역을 재개발해 82~145㎡ 663가구 중 18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흑석초, 중대부속초, 중대부중이 인접해있고 달마산을 배후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입지를 가졌다.

◆기세는 팽팽, 분양가가 관건

일부 전문가들은 노량진역과 노들역 사이에 위치한 노량진지구(래미안)와 현충원-중앙대-노량진 근린공원을 잇는 흑석뉴타운(센트레빌)의 전면전이라고 말한다.
노량진지구와 흑석뉴타운의 경쟁은 ‘교통+호재’와 ‘제2의 강남’의 대결로 압축할 수 있다.

노량진은 민자역사 조성과 수산시장 현대화를 통해 비상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민자역사는 여의도 및 용산의 상업ㆍ국제금융ㆍ업무기능을 지원할 수 있는 오피스와 소호형 주택, 공연장, 대형할인점을 유치할 계획이다.

흑석뉴타운은 강남권에 가까우면서도 편의시설 부족으로 시선을 잡지 못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지하철 9호선이 생기면서 ‘흑석동의 재발견’과 함께 지리적 가치가 크게 높아진 상태다. 여의도와 강남의 진출이 모두 10~20분대로 용이하면서 대규모 주거지역에 거주한다는 것도 매력이다. 특히 이 지역은 동부건설이 텃밭으로 가꾸고 있어 ‘동부타운’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재개발에서 특히 소형의 경우 모두 분양이 잘됐기 때문에 노량진 본동 5구역 재개발구역의 기대가 크며, 흑석동은 강남에서 가깝고 한강조망이 가능한 부분이 있어 동부건설이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두 사업지의 관건은 분양가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입지가 탁월한 지역에서도 미달이 날 수 있는 만큼 최근 부동산 경기의 한파를 어떻게 방어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노량진 뉴타운 첫 프로젝트인 쌍용 예가는 299가구 가운데 49가구를 3.3㎡당 평균 1700만원대에 분양했는데 현재까지 일부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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