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택시운전사 저축의 날 '훈장'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08.10.28 16:38

심삼순씨, 두 자녀 홀로 키우며 봉사활동도 앞장 서

두 자녀를 홀로 키우면서도 매달 80만원씩 저축하고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부산의 한 여성 택시운전사가 27일 저축의 날 행사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야채 행상, 뻥튀기 장사, 파출부, 야쿠르트 외판원 등을 거쳐 택시 운전기사로 26년째 일하며 하루 한끼 식사비를 제외하고는 전부 통장에 저축하는 '억척 어머니' 심삼순(56)씨가 그 주인공.

전남 곡성의 가난한 소작농 딸로 태어난 심씨는 초등학교 졸업 후 방직공장 여공으로 일하다 결혼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병상에 눕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남편의 병원비와 가족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자식들 손을 이끌고 닥치는 대로 행상을 했지만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귀향했다.

시댁살이도 잠시였다. 1978년 병들고 무능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남편이 가출하자 더 이상 시댁에 얹혀살 수 없어 두 자녀를 데리고 부산으로 가 월세 1만 원짜리 단칸셋방을 얻어 살았다. 아이들을 맡길 데가 없어 자녀들을 데리고 다니며 파출부 일을 했고 부산 충무동 자갈치시장에서 야쿠르트 외판원도 했다.

그러다 1980년 심씨는 운전면허를 취득해 1982년부터 택시회사의 운전기사로 일했다. 1992년에는 10년 무사고 운전으로 개인택시를 몰 수 있게 됐다.


자식들에게는 지긋지긋한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식사비를 제외한 수입은 고스란히 저축했다. 푼돈을 모아 매달 80만원씩 적금을 불입하고 적금 만기가 되면 이자까지 모두 정기예금으로 다시 예치하며 돈을 모았다. 결국 두 자녀와 함께 맘 편히 지낼 수 있는 조금한 집을 마련했다.

어렵게 키운 두 자녀는 경찰공무원 등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했고, 심씨는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개인택시 여성운전자회 회장직을 맡아 장애인 돕기와 독거노인을 위한 효도관광 활동,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택시 등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굿네이버스 회원으로 결식아동 등을 위한 지원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저축의 날 행사에 참석한 심씨는 수상 소감으로 "수입이 생기면 우선 저축부터 하고 나머지를 쓰는 것이 나의 생활신조"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심씨 이외에 김선녀씨(49), 김인란(59), 김홍규(50) 씨가 국민포장을, 연예인으로 배우 겸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대통령 표창, 탤런트 김지수씨가 국무총리 표창, 개그우먼 장미화 씨가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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