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의 침체를 막는 7가지 방법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10.28 14:09

감세보다 국가간 공조를 통한 경기부양책 실시해야

최근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신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II) 설립 논의 보다 국가간 공조를 통한 경기부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전세계 국가들의 거시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삭스 교수는 미국이 어떤 방법으로든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지만, 국가간 공조를 통해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경우 전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에 들어가는 파국을 막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가계는 신용위기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과거 수년간 그랬듯이 더 이상 벌어들이는 소득 이상으로 소비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미국의 가계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가 폭락과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미국 가계자산의 상각액은 15조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른 개인소비 및 투자 감소는 1조5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일부 국가들도 주택 시장 거품 붕괴에 따른 침체로 고생하고 있다. 호주,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주택 가격 하락과 자본 손실에 따른 미국 이외의 수요 감소분도 3000억~5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과 일부 국가들의 급격한 침체가 아직까지 전세계를 동반 경기침체로 몰고 가지는 않고 있다. 전세계 경제 규모는 60조달러이지만, 초기 손실이 1조8000억달러로 아직 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시 경제정책의 뒷받침이 없다면 수요 감소분은 전세계 경제 규모의 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3%의 수요 감소는 팽창적 재정정책(경기부양책)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흑자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아시아 및 중동 국가들의 재정정책이 필수적이다.

중국은 경기부양책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조를 통한 경기부양을 지지해야만 한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다음과 같은 7가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첫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 중앙은행(BOJ)은 3자간 통화스와프를 브라질, 헝가리, 폴란드, 터키 등 주요 신흥 시장국에까지 확대해 이들의 외환보유액 고갈을 방지해야 한다.

둘째, 국제통화기금(IMF)은 파키스탄을 포함해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모든 국가에게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대출에 나서야 한다.

셋째, 미국과 유럽의 대형 은행들이 해외 대출을 갑자기 철회하지 않도록 중앙은행 및 금융 규제당국이 은행들과의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스페인은 남미에 진출한 자국 은행들과 협력이 필요하다.

넷째, 한국 중국 일본은 상호 공조를 통한 거시 경제부양책을 수립해야 한다. 중국은 공공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지출을 늘려야 한다. 일본은 사회기반시설 지출을 늘리는 한편 아시아, 아프리카 개발도상국가들에게 대출을 늘려야 한다. 개도국에 대한 대출은 강력한 거시경제 안정대책이다. 또 한·중·일 3국 중앙은행은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들과 협력해 정부 주도 경기부양책을 지원해야 한다.

다섯째, 현금 보유량이 풍부한 중동 국가들은 이머징국가와 저소득 국가내 투자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내수 지출을 유지해야 한다. 거시경제 재정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록 유가 역시 회복될 것이다.

여섯째, 미국과 유럽은 개발도상국가들의 사회기반시설 구축 프로젝트가 중단되지 않도록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

일곱째, 미국과 유럽은 세금 인하 보다는 사회기반시설과 현금이 부족한 주정부를 위한 재정적 지원 등의 경기부양책을 시행해야 한다.

삭스 교수는 이 같은 7가지 방법을 시행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의 경기 침체는 막을 수 없겠지만 아시아와 개발도상국의 동반 침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재정정책이 최소한 최근 급속하게 확산되는 침체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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