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부양이 내수시장 공략 기회

전현기 우리은행 소주지점 부장 | 2008.11.06 12:12

[머니위크]전현기의 차이나 리포트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더 큰 폭풍우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경제 전망은 연일 암울한 소식뿐이다. 거듭되는 폭락으로 몇년 만에 신저가를 기록하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주식과 시세 없이 폭락하고 있다는 부동산 소식은 안정된 노후를 준비하려는 수많은 서민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10년 전 IMF 외환위기 때의 어려움을 너무나도 뼈저리게 겪어 보았기에 지금의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고 개개인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움부터 앞서는 분위기인 것 같다.

◆실물경제 '넘어야 할 산' 많고 금융권은 '탄탄'

이러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중국 그 현장은 과연 어떠한가.

최근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9%라고 언론에 보도되자 전 세계 경제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한자리수 성장률은 지난 2003년 2분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당초 전망치인 9.8%에 비해서도 예상 밖의 낮은 수치라 경제전문가들도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쳐 수출이 경제성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먼저 중국의 금융부문을 살펴보면 최근 전 세계의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 금융권은 별 다른 충격을 받지 않고 있다. 중국 금융의 개방 정도가 낮은데다 중국 금융의 특성상 은행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데, 주요 은행들의 대외부채가 적고 중국 내 예금 자산도 풍부한 편이라 전 세계적인 은행 위기에서 중국만은 예외다.

오히려 미국과 주요 선진국의 메이저은행 중국 내 지점들이 중국계 은행에 손을 벌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8~9월부터 중국계은행들은 외자은행들에 대해 신규 자금 공여를 중단하고 이미 빌려준 자금에 대한 기한연장을 꺼리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단 중국 내 부동산의 침체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중국 주요 시중은행들의 부동산 대출 리스크에 대한 검토가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실물경제인 산업분야는 넘어야 할 어려움이 많다.

지난해 11%가 넘는 고도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던 중국은 과열 방지를 위해 여러 가지의 긴축 정책을 단행한 바 있다. 제조업의 과도한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기업에 대한 대출을 축소했고, 과열 억제를 위해 몇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며, 위안화 환율을 점차적으로 절상해 왔다.

이러한 정부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조치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9%라는 실망스런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부적으로 신노동법 개정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으로 하여금 수출 원가 부담으로 작용했고, 이는 세계경제 침체와 맞물려 수출 증가율이 떨어졌다. 중국 경제의 원동력 구실을 하던 수출이 줄면서 최근 중국 남부의 광동성에서는 수백만명의 실업자 발생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상황 하에서 중국은 세계 다른 국가보다는 조금은 여유로워 보인다. 아직까지 정부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다양하게 남아있으며 또한 그러한 조치들을 최근 실시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9월과 10월에 걸쳐 2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었으며 지급준비율 인하를 발표했다. 또 개인의 가처분소득 증대를 위해 은행 예금에 대한 이자소득세 면세 조치를 단행했다. 토지개혁을 통해 농민에게 토지사용권의 임대 및 매매를 허용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리이닝 베이징대학 교수는 그동안 묶여있던 중국 농민의 농지 및 주택 사용권이 시장가격으로 20조 위안(한화 약 4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농촌사회에 엄청난 부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화 환율 하락이 중국시장 공략 기회

최근 발표되고 있는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 조치는 수출 감소를 대체하고자 하는 내수확대와 개인의 가처분소득 증대를 통한 소비 진작, 그리고 농촌사회에 부의 효과를 발생시킴으로서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제고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각국의 경제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시장인 중국의 내수 부양정책은 우리에게 큰 기회다. 특히 연말까지 중국 정부는 더욱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데, 주요 선진국에 대한 수출 감소를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적극 활용해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까지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탄탄하며 경기 불황의 조짐도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 여전히 베이징 중관촌의 전자상가는 수많은 소비자로 북적대고 고급 식당은 만석이다.

지난주 중관촌 전자상가에 MP3와 보이스리코더(녹음용펜)를 구입하러 둘러보니 우리나라 제품들이 일본이나 중국제품보다 훨씬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전시돼 있었다. 매장의 중국인 주인은 필자가 한국 사람인 줄 모르고 한국산 제품이 일제나 중국산에 비해 성능은 가장 우수한데 가격은 저렴한 편이라고 열심히 한국산 제품을 추천해 기쁜 마음으로 선뜻 구입했다.

그렇다. 환율이 일본 엔화나 중국 위엔화에 비해 하락한 지금이 또 중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다. 환율하락으로 상대적으로 낮아진 중국에 대한 수출가격 하락은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인 것이다.

지금과 같은 위기에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적극 공략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어떨까? 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도 생각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