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에 멍드는 벤처캐피탈

더벨 안영훈 기자 | 2008.10.29 08:00

[thebell note]"실적·수익률로 평가해 달라"

이 기사는 10월28일(11:2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주 한국모태펀드의 2008년 2차 출자사업 조합 선정 결과가 발표됐다.

선정 결과 13개 벤처캐피탈사가 한국모태펀드로부터 총 770억원을 출자받기로 결정됐다. 선정된 벤처캐피탈사들은 한국모태펀드의 출자금을 종자돈으로 총 1761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이번 선정결과를 놓고 한국모태펀드의 출자금을 받지 못한 벤처캐피탈사들의 불만이 크다.

한국모태펀드의 출자를 원한다고 해서 모두가 선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벤처캐피탈업계의 요구와 실제 조합선정 결과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한국모태펀드 2차 출자사업에 총 25개사가 지원을 신청했다. 모태펀드 출자요청액도 1945억원이었지만 한국모태펀드의 재정이 부족하다보니 선정조합수와 출자액 규모가업계요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간신히 한국모태펀드의 지원을 받은 13개 벤처캐피탈사들도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펀드결성액의 40% 이상을 한국모태펀드에서 종자돈으로 출자받았지만 나머지 60% 투자금을 모으기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연기금과 공제회, 은행권에서 자금을 조달받았지만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로 지금은 투자금을 요청할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장이 연기금 최고책임자 및 자산운용담당자를 직접 만나 벤처투자의 중요성을 설득할 계획이지만 업계의 기대는 크지 않다.


'벤처투자=하이 리스크'라는 선입견이 투자 담당자들에게 깊게 각인된 탓이다.

벤처투자가 상대적으로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만기 해산한 벤처펀드의 수익률(IRR 기준)이 15%선임을 감안하면 다른 대체투자 수익률보다 월등 높다.

벤처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기가 5년인 벤처펀드에서 IRR 수익률이 15%라고 하면 대략 원금의 100%에 해당하는 투자수익을 거둔 셈"이라며 "다른 어떤 펀드보다도 높은 수익을 거뒀지만 투자자들은 무조건 벤처펀드는 위험하다는 생각만을 가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외국계 투자은행(IB) 출신들이 대거 포진한 PEF를 선호하는 풍조도 벤처캐피탈 자금난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계 IB 출신들의 투자에대해서는 막연히 선진 금융기법을 연상하면서 벤처캐피탈 투자는 주먹구구식이라고 본다.

한 전업 벤처캐피탈사 대표는 "기존의 실적보다는 운용인력의 학력부터 따지는 경향이 아직까지 남아있다"고 밝혔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장에 자금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벤처지원이란 명목만으로 자금을 조달받긴 어렵다.

벤처캐피탈업계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다만 기존의 선입견을 버리고 벤처캐피탈사의 역량과 실적만을 보고 평가해 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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