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4개 원자재 가격으로 산정하는 'S&P GSCI'지수는 10월 들어서만 33%나 급락했다. 아니 폭락이었다. 이는 1970년 10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다우존스의 나오미 킴 대변인은 "원자재 펀드 자산의 감소는 상품 가격 급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배럴당 64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17개월 이래 최저가를 경신했다. 금융위기의 대안인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던 금값마저 현금인 달러보다는 매력적이지 못한 상태라며 온스당 730달러선까지 밀렸다. 구리 가격은 3년래 최저 수준이다.
상품 가격의 이같은 급락에 따라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던 펀드의 자산이 급감했다. 다우존스와 AIG 그룹이 공동으로 산출하는 상품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자산이 3개월만에 200억달러나 줄어든 것이다. 2분기말 550억달러였던 펀드 자산이 3분기말에는 36%나 줄어 350억달러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원자재 수요를 줄일 것이라고 판단, 상품시장을 떠나고 있다. 뉴저지에 위치한 로직 어드바이저의 윌리엄 오닐 연구원은 "상품시장이 무서운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서둘러 떠나자는 거대한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S&P 상품인덱스 부문의 에릭 콜츠 부대표는 "상품지수와 관련된 자산은 가격 하락과 함께 줄어들 것"이라며 "시장 전반적으로 자금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펀드에서는 환매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자금 흐름 조사기관인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주 상품과 에너지 펀드에서 투자자들은 5억2500만달러의 자금을 빼갔다.
에불리오캐피탈의 라스 스테프슨 매니저는 "여기저기서 출혈이 생기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은 급등할 때와 마찬가지로 하락할 때도 비정상적으로 급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시장참여자들의 공포심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국제유가 흐름은 이를 대변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주 15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유가는 급락세를 지속했다. OPEC의 추가감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수급의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무조건 '팔고보자'며 외면했다.
이와 관련 지난 여름 급등하던 유가의 극적인 반전을 유의해야한다는 견해도 있다. OPEC의 증산 움직임을 무시하고 7월초까지 치솟던 유가는 같은 달 중순들어 이렇다할 모멘텀없이 급락세로 돌아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공포에 젖어 원유시장을 이탈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의미있는 반전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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