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이머징 위기확대 가장 충격"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10.28 08:59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NYT 칼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교 교수가 27일(현지시간)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한국, 러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 시장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위기의 소용돌이가 이머징 국가들로 확산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같이 우려했다.

크루그먼교수는 "이머징 국가들은 1990년대 말 글로벌 금융위기의 정점에 있었다. 이들 국가들은 그 경험을 토대로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달러와 유로 등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쌓으며 나름대로 미래를 위한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전제했다.

이에 따라 그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더라도 이머징 국가들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디커플링(decoupling)이 한때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이머징 국가들이 다시 큰 어려움에 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간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젠이 이머징 국가들의 경착륙 우려를 지적한 것처럼 이머징 국가들은 글로벌 위기의 2차 진앙지(second epicenter)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또 크루그먼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은행 지분을 매입하면서 직접 자금을 투입키로 한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사후 관리가 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이어 부시 정부가 일부 은행과 금융기관의 국유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이 더 큰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칼럼의 간추린 내용이다.

"1990년대 이머징 국가들은 막대한 외채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다 달러 자금 유입이 고갈되면서 낭떠러지에 몰렸다. 이후 이머징 국가들은 외채를 빌리는데 신중해졌고 주로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고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쌓았다. 그러나 민간 부문은 이러한 위험을 간과했다.

러시아는 좋은 예다. 러시아 정부는 많은 외환보유액을 쌓았지만 은행과 기업들은 달러 금리가 루블 금리보다 낮았기 때문에 해외로부터 자금을 조달했고 대출이 끊기면서 어려움에 놓였다. 은행 시스템의 위기 이외에 헤지펀드 역시 이머징 시장의 위기를 더하고 있다. 악재는 악재를 낳고 이러한 악순환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더타임스는 재무부의 은행 구제가 갖고 있는 약점을 지적했다. 더타임스의 지적은 은행이 단순히 돈을 갖고 대출을 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안전판이 없다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직접 자금 투입을 통해 대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전혀 관리하지 않아 은행들이 대출에 나설 유인이 적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관리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얼마전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국유화시켰지만 미국 정부는 전적으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장이 이들 양 회사들의 채권을 위험 자산으로 취급하도록 만들었고, 모기지 시장은 여전한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남기면 아깝잖아" 사과·배 갈아서 벌컥벌컥…건강에 오히려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