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정부무용론?" 천만에!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10.27 17:15

"정부정책에 맞서지 말라"...개별종목 매수 기회 열려

한국은행이 사상최대인 0.7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장중 900선 밑으로 두번이나 떨어지자 정부 무용론을 외치는 세력마저 등장하는 실정이다.

금리인하가 늦었다거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회생 불가능 지경에 빠졌다는 비관론이 드세다. 그러나 75bp의 금리인하폭이 모자랐다는 반응은 찾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사상 두번째로 임시 금통위를 열어 최소한 시장 예상에 모자라지 않는 조치를 취했다. 1000선이 무너지기 전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면 어떠했을까하는 회한이 남지만 이날 대응만을 놓고 보면 충분하고 강력했다고 보는 것이 공정한 평가다.

상승반전하던 증시가 곤두박질친 것은 금리인하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개인이 3500억원의 주식과 5500계약의 선물을 동시 순매도한 것은 다분히 투매성으로 해석된다. 반대매매를 당했든 자발적인 매도였든 간에 지난달 19일 이후 최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다.

증권사는 나흘연속 현·선물 동시 순매도에 나섰다. 프로그램 차익거래 또한 5일 연속 순매도였다. 개인, 증권, 투신 등 국내 매매주체의 매도가 주가 급락의 주범임을 부인할 길이 없다.

물론 외국인이 3000억원대 주식 순매도에 나서며 9일 연속 순매도를 펼쳤다. 하지만 외국인은 이날도 5000계약이 넘는 선물을 순매수하며 나흘간 대규모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연기금은 5000억원이 넘는 매물을 흡수하며 6일 연속 증시 수호자의 임무를 수행했다.

매매주체별 동향을 종합하면 2005년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행진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의 증시자금 유출입 동향을 따져볼 때 현재 코스피증시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전량 순수하게 벌어들인 것이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를 위한 코스피 매도 지속은 합당한 이유가 된다.

매일같이 100포인트씩 레벨을 낮추면서 1000선 붕괴에 이어 900선도 붕괴되는 폭락 장세가 되풀이되는 것은 국내 주식투자자의 작품이라는 오명을 씻을 길이 없다.

자산운용사가 펀드 운용을 잘못했다고 비난하고 정부의 대응이 한심스럽다는 등 숱한 불만을 터뜨리면서 손절매도에 나서고 있는 핵심주체는 결국 개인이다.
개인이 펀드에 가입했고 ELS(주가연계증권) ELW(주식워런트증권) 등으로까지 투자에 나섰다가 증시가 몰락하자 결국 최후의 매도자를 자청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증시 저평가 논리가 나오는 한 증시 바닥은 멀었으며 추락하는 증시는 추락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하는 일부 재야고수들의 주장은 개인 투자가의 공포심리에 안성맞춤이다.

새까맣게 타들어간 투자심리를 위로하면서 투매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데 극도의 저평가 상태라는 증권사 전문가들의 견해에 대해 반박 근거를 대기보다는 싸잡아 무시하면서 고수의 감각을 내세운다.

하지만 떨어지는 증시를 관성의 법칙으로 보기 시작하면 더 떨어질 수 없는 국면까지 반전은 없다는 얘기가 된다.


글로벌 각국 정부가 무진 애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주가 하락세를 잡지 못하고 경기불황 국면을 맞게 되면 정부 무용론이 대두될 것이 확실하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면 정부의 대책이 하나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정부론까지 나올만한 상황을 맞게 됐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정부대책은 결국 효과를 본다. 설사 주가가 90%까지 추락하는 것을 막지 못하더라도 방임은 어불성설이며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이 줄을 이을 것은 확실한 일이다.

탐욕을 제어하지 못한 것은 정부 책임도 있다. 그린스펀 전 연준리(FRB) 의장도 어느 정도 과오를 인정했다. 마찬가지로 공포의 수렁에 빠져드는 자들을 구출하는 것도 일정부분 정부의 역할이다.

혼돈의 와중에서 사지로 몰려드는 모두를 구해낼 수는 없겠지만 경제와 자산시장 회생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은 결국 최악의 상황을 맞지 않고 해결이 실마리를 찾게 될 일이다.

이날 연기금이 나서서 총대를 멘 결과 코스피지수가 상승마감했지만 12%나 추락한 홍콩 항생지수를 비교하면서 내일은 800대로 깊숙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이 팽배하다.

하지만 드디어 한국은행이 나섰다는 점에 점수를 줄 필요가 있다. 당장 극적인 효과를 내지 못했지만 계속적으로 금리인하 및 지급보증과 같은 대책이 나오면 문제의 핵심인 모기지금리 하락세가 시작될 수 있다. 이날 CP(기업어음) 금리는 변화가 없었지만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는 14bp 하락했다.

단기적인 주가 추가급락은 불가피할 지 모른다. 하지만 10%가 넘는 상승 종목도 나온다는 것은 이제 매수대응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암시한다.
207개의 하한가와 7개의 상한가를 비교하면 여전한 침체장이지만 시총상위 종목의 급등세는 이채롭다.

국민연금의 일시 후광효과로 매도한다고 해도 10%에 달하는 블루칩이 등장하는 것은 일방적인 투매 패턴 속에서 종목별 매수대응의 기회가 생기는 조짐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임원은 "주가가 90% 추락하는 것을 막는 것이 정부 역할이고 이러한 정부 대응에 기댈 필요가 있다"면서 "아마 지난 주말장부터 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사람들이 주변에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지수가 20% 정도 추가로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종목별로 80%의 상승 가능성을 보는 매수자 쪽으로 편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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