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회장 셋째부인일가, 혹독한 신고식

최석환, 박희진 기자 | 2008.10.27 16:44

(종합)혹독한 신고식...폭락장에 일주일새 40% 손실-6억 증발

'미스롯데' 출신으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씨 일가가 처음으로 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서미경씨가 최대주주이자 롯데시네마의 매점 운영권을 갖고 있는 유원실업이 지난 17일 롯데쇼핑 주식 3000주를 매입한데 이어 20일 서씨와 딸 신유미씨(25세)가 각각 3270주, 1690주를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신동빈 부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수는 기존 10명에서 13명으로 늘었다.

인기 연예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서씨는 1980년 초 갑자기 종적을 감췄고 1983년 신격호 회장 사이에 딸 유미씨를 낳았다. 서씨와 신 회장은 혼인신고가 돼 있지 않아 법률적 부부관계는 아니지만 유미씨는 1988년 신 회장의 딸로 호적에 올랐다.

다만 유미씨는 신 회장의 여타 '2세'와는 달리 롯데그룹 경영권 행사와는 무관했고 그룹 오너들과도 철저히 분리된 '비주류'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유미씨가 세븐일레븐과 롯데슈퍼에 삼각김밥 등을 납품하는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지분을 매입, 최대주주에 오른데 이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지분도 매입하면서 롯데오너 일가의 정식 일원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그룹 비주력 회사였지만 당시 유미씨의 그룹 계열사 지분 획득은 유미씨가 롯데오너 일가로 정식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매입한 주식 숫자가 얼마 안 된다"며 "주식 매입에 특별한 이유는 없고 주가가 워낙 떨어지니 저가에 주식을 매입한 단순 투자"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 주식을 은둔해있던 셋째 부인 일가가 대거 매입한 것은 신 회장의 '사전 윤허'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서씨에 대한 재산분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롯데쇼핑 주주로 '공식 데뷔'한 서씨 일가는 이날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최근 폭락장이 이어지면서 주식을 매입한지 일주일 만에 평가손실이 40%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서씨 일가가 매입한 주식은 총 7960주로 평균 매입가(20만원)로 환산하면 총 16억원 규모다.

그러나 이날 코스피 지수가 900선까지 뚫리는 등 최근 일주일간 폭락세를 보이면서 롯데쇼핑 주가도 동반 급락, 12만1500원에 마감했다.

종가를 기준으로 서씨 일가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9억6000만원에 그쳐 초기 투자비에 비해 40% 급감했다. 일주일만에 6억4000만원 가량이 증발한 셈. 이날 롯데쇼핑 주가는 11만5000원으로 52주 최저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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