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bp 금리인하 했으나 증시는...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8.10.27 15:33

외환시장과 글로벌 증시 불안, 수급악화에 금리인하 약발 제한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기대치 이상의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일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금리인하보다 오히려 연기금의 지수방어용 매수가 증시에는 더 큰 도움이 된 모습이다.

27일 오전 9시30분쯤 금통위는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기준금리 75bp 인하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에 화답하듯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20포인트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한시간쯤 지난 오전 10시30분 무렵부터 코스피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한때 40포인트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900선 아래까지 밀리면서 들어온 연기금의 지수방어용 매수덕분에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증시에서 기다려 왔던 금리인하, 그것도 시장의 기대 수준 이상의 인하임에도 불구하고 호재로 작용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현재 증시에 대한 우려가 금리인하만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걱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 원/달러 환율 급등"이라며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금리인하 이후 소폭 하락했다가 다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외환시장이 안정되지 않고는 증시의 반등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국내 증시를 흔들고 있는 악재가 한국만의 악재가 아닌 상황에서 일본 니케이지수 등 아시아 증시와 이머징마켓 증시들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급차원에서 보면 외국인들의 끊임없는 매도공세, 베이시스 축소로 인한 프로그램 매도, 개인들의 매도 등 이렇다할 매수세력이 없었다. 홍승완 우리CS자산 수석매니저는 "베이시스 축소로 인한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도가 나오는게 원인"이라며 "지금처럼 취약한 시장에서는 약간의 매도만으로도 많이 출렁거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국인은 3028억원, 개인은 3545억원 순매도했다.(오후 3시18분 현재) 프로그램 매매는 총 481억원 순매수였지만 차익거래만 보면 2794억원 매도우위다. 다만 연기금이 오후에 매수를 늘리며 5395억원 순매수로 지수를 방어했다.

한편 증시에서는 주가하락으로 인해 개인들의 계좌에서 반대매물이 나오는 것도 당분간 수급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개인들의 매도 중에도 반대매물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증권사 영업점 직원은 "신용담보비율로 인해 반대매매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며 "아마 수요일까지는 반대매매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연기금 매수로 지수는 상승했지만 이는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만 그런 것이고, 아래로 조금만 내려보면 하한가 종목이 속출하는 등 사실상 급락장세"라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하한가 207개를 포함해 709개 종목이 하락했고, 코스닥에서는 하한가 358개 등 887개 종목이 하락했다. 상승종목은 코스피 164개, 코스닥 126개 등 300개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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