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이젠 시중은행의 몫 "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0.27 10:29

시장신뢰 회복의 첫걸음...금리인하후 건설업종5%대 반등

이제 공은 시중은행으로 돌아왔다.

한국은행이 27일 전격적인 0.75%p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증시는 '가뭄의 단비'를 만났다.

장초반 금리인하의 폭을 놓고 눈치만 보던 코스피시장은 일단 한은의 결정을 반기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장중 2% 이상 급등한 뒤 경계매물이 나오면서 반등폭은 다소 줄어든 상태지만 그래도 5거래일만에 강세로 전환했다.

이번 금리 인하폭은 사상 최대치다. 앞선 최대 인하는 2001년 9ㆍ11 테러 발생 다음 주인 19일 0.50%p 하향 조정이었다. 이번 조정으로 기준금리는 2006년 6월8일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한국은행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는 일각에서 심심찮게 거론하던 '국가부도설'을 앞두고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국은행이 현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위기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깨닫고 선제적인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은행채를 RP 거래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은행들이 자금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은행채를 한은이 직접 사들이면서 가계에 큰 부담을 주는 주택담보대출금리도 내려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제는 이제 시중은행들에게 공이 넘겨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통해 시장에 긍정의 메시지를 줬다고 해도, 시중은행들이 이같은 호재를 자신들의 배불리기에만 급급한 행동으로 치환하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셈이다.

금리인하를 통해 실질적으로 유동성을 늘릴 여건을 마련해줬고, 은행채를 직접 한은이 사주겠다는 데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이 몸사리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면 '돈의 흐름'은 지금과 다를 바가 없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들의 숨통을 틔워준 만큼 시중은행도 이에 화답해 돈을 풀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시중은행들도 외화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대출에 대한 공포심을 가진 시기에서 금리인하가 증시 등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희망은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일단 증시는 금리인하 약효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설과 은행이 강한 반등세를 보인다.


건설업종지수는 전거래일에 비해 5.7% 반등하고 있다. 은행지수도 4.1% 오르고 있다. 철강금속과 운수장비도 금리인하에 따른 기업대출자금 부담완화와 경기부양 기대감 등으로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금리인하가 만명통치약은 아니다"면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내렸지만 문제 해결이 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금리인하는 금융흐름이 정상적일 때 발휘되는 것이다. 현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실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시차를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음이 강조되고 있다.

다만 류팀장은 "금리인하가 의미하는 바는 시장의 신뢰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은 측면에서보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조치만큼 유동성이 얼마나 빠르게 풀려나갈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은이 금리를 0.75%p 내리든 1.25%p 내리든 실제 돈이 풀려야 효과를 볼 것"이라며 "돈이 은행을 통해 빠른 시일 내 외부로 나가야 하는데 은행들이 저렇게 몸을 보호하는 데 급급하면 아무런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또 "이제는 시중은행의 기능이 문제"라면서 "현재로서는 한은의 금리인하는 주식시장의 위기를 연장하는 것에만 효과를 보는 데 급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얽힌 실타래를 한은이 일단 끊어주는 모습은 관측됐다. 이제는 시중은행들이 공포에서 벗어나 담보대출금리 인하 등 실효적 조치가 이뤄지면서 비정상적인 돈의 흐름을 바로잡는 게 중요한 시점이 됐다.

망가진 투자심리와 부동산 가격 하락과 대출이자 급등에서 고통을 받는 가계에 직접적인 수혜가 돌아갈 수 있는 심리안정이 중요하게 대두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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