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불황을 이기는 가치혁신

김해관 동원F&B 대표  | 2008.10.28 11:09
올해 들어 발생한 유가변동과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락에 최근의 미국 발 금융위기가 겹쳐 전 세계경제가 공황상태다.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생존대책을 세우는데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다.

단기적으로 금융위기에 대처해 유동성 문제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난 후엔 더 심각해질 실물경제 침체에도 대처해야 한다. 소비자의 소비심리 위축과 구매력 감소로 경기침체 정도가 예상보다 더 심해지는 장기불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언론에서는 연일 "덜 먹고, 덜 놀고"라는 수식어와 함께 불황형 소비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이렇게 실질 소득과 소비가 줄어들 때 나타나는 현상이 '가치 소비'다.알뜰 소비와 저가 제품 선호도 가치 소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가치 소비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이 주는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하고 구매하는 소비를 말한다. 요즘처럼 실질소득이 감소할 때는 구매 선택이 더 신중해지면서 제품의 본질적 가치에 보다 중점을 두게 된다. 엄밀히 말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구매하는 것.

사는 것은 제품이지만 소비자는 그 제품이 가지고 있는 기능, 효용을 사용하고 만족과 즐거움을 느낀다. 이러한 기능, 효용, 만족, 즐거움이 혜택이며 혜택과 자신이 지불한 가격을 비교해서 가치를 평가한다. 혜택을 가격으로 나눈 것이 가치인 것이다.

불황기의 가치 소비 경향은 몇 가지 현상으로 수렴된다. 먼저 1등 제품의 점유율이 높아진다. 1위 제품이 주는 브랜드 가치가 불황 때는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만족을 주기 때문이다. 소비의 양극화 현상도 일어난다. 소비의 양극화는 계층 간의 차이 뿐 아니라 개인의 구매 패턴 내에서도 나타난다. 대체재간의 소비이동도 활발해진다. 건강, 아름다움 등 절대가치를 주는 제품 구매는 상대적으로 유지되며 알뜰 소비, 저가 제품의 소비도 늘어난다.


불황이라고 저가 상품만 팔린다는 상식과는 대조적 양상이다. 이렇게 가치소비 성향을 고려하면 불황이라고 상품 가격을 무조건 낮추거나,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품질을 낮추는 건 잘못된 대응이다. 기업 내부에서 원가절감, 비용감축 등의 실천과 더불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가치를 찾아 제공하는 가치혁신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 경영학과 교수는 불황기에 여러 기업이 한 분야에서 최고의 서비스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모두 망하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 기업이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기에 내 기업만이 특정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

가치혁신을 통해 소비자에게 독특한 가치를 찾아내 제공하는 기업은 불황에도 견뎌낼 뿐 아니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또 불황의 터널이 지나면 더 높은 성장으로 경쟁업체와 격차를 벌여나갈 수 있다.

제품이나 기업의 가치는 소비자들의 인식 가치 변화에 따라 달라지므로 기업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제품이나 기업의 가치를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 산업경영사에서는 특정한 카테코리 상품이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카테고리 상품으로 대체돼 업종 전체가 쇠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따라서 업종 1위 기업은 그 업종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 끊임없이 가치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호황일 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불황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 중 하나는 지속적인 가치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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