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붕괴는 면했다"...다우 312p↓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10.25 06:20

개장전 선물 서킷브레이커, 아시아-유럽 폭락 비하면 '선방'

아시아-유럽으로 이어진 세계 증시 폭락 도미노 속에 미 증시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장중 저점 대비 하락폭을 줄이며 다른 지역 증시에 비해서는 낙폭이 적었지만 3대지수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12.30포인트(3.59%) 떨어진 8378.95를 기록, 5년반만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한주간 5.3%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31.34포인트(3.45%) 떨어진 876.77, 나스닥 지수도 51.88포인트(3.23%) 떨어진 1552.03으로 장을 마쳤다.

개장전부터 지수선물이 가격제한폭까지 추락,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증시 붕괴 공포가 주식시장을 휩쓸었다. 일본니케이 지수가 9.6%, 한국 코스피가 10.57%, 홍콩 항셍지수가 8.30% 이상 폭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무너지면서 다우지수도 한때 500포인트 이상 하락폭이 확대되며 8187선까지 내려섰다.

소니 다임러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경고에 이어, 아이슬랜드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영국 경제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침체공포를 확대시키는 소식들이 이어졌다.

장후반들어 글로벌 공조에 대한 기대와 바닥 인식 매수세로 인해 하락폭이 1%선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주말을 앞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펀드 청산 매물로 인해 낙폭이 다시 확대된 채 마감했지만 개장전 서킷브레이커와 초반 급락세를 감안하면'선방'했다는 안도감마저 제기됐다.
WJB캐피털그룹의 투자전략과 스코트 풀먼은 "사람들은 이제 우리가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용경색으로 인해 주가하락이 지나치게 증폭되고 있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 크리에이트 캐피털의 스콧 블레이어 대표는 "새로운 상황전개는 없다"며 "주가급락은 마진콜과 펀드 환매 요청에 따른 대규모 디레버리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 다우 전 종목, S&P 전 업종 마이너스

실적 전망치 하향 여파로 마이크로소프트가 1.6% 떨어지고 유가급락으로 인해 엑슨 모빌이 1.9% 하락하는 등 다우지수 구성 30종목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S&P500 10개 업종 지수 역시 모두 하락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 최대 은행인 PNC파이낸셜은 오하이오 주 최대 은행 내셔널시티를 주당 2.23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3.5% 상승했다.

PNC는 내셔널시티 인수로 미국내 5위 은행으로 올라서게 됐다. 전체 매입 가격은 52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던 내셔널시티 주가는 24.7% 급락했다.

◇ 유가급락, 에너지 관련주 동반추락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년만에 처음으로 석유 감산을 결정했음에도 국제유가가 하락을 지속했다. 이로 인해 시추회사 트랜스 오션 주가가 7.7% 하락하는 등 에너지 관련주 주가가 일제 약세를 보였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69달러(5.4%) 급락한 64.1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5월31일 이후 최저가이다.

이날 글로벡스 전자거래에서는 배럴당 62.6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로써 국제 유가는 이번 한주동안만 11.1% 급락했고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가 기록 147달러에 비해서는 80달러 56% 폭락했다.


국제 증시가 연쇄적으로 폭락, 세계 경기 동반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 감소 전망이 감산 발표를 압도했다.

앞서 OPEC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총회에서 다음달 1일부터 석유생산량을 하루당 150만배럴 줄이기로 결정했다.

◇ 엔화, 유로 대비 폭등..외환시장 '안전자산'선호 지속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와 실물 경기 침체로 인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와 엔화 강세가 속도를 더하고 있다. 특히 증시 급락으로 인해 엔화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오후 4시23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3.48센트(2.68%) 급락(달러가치 급등)한 1.258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1.95% 하락한 1.59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회오리속에서 '안전자산'선호현상으로 엔화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대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2.66엔(2.73%) 급락(엔화가치 급등)한 94.63엔을 기록했다.
엔화가치는 이날 90.93엔까지 떨어져 1005년 8월 이후 최저 기록을 세웠다.

엔/유로 환율 역시 5.4% 폭락(엔화가치 폭등)한 119.09엔을 기록했다. 엔/유로 환율도 한때 2002년 5월 이후 최저치인 113.81엔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엔화가치는 이번주에만 달러 대비 8.6%, 유로에 비해서는 13% 폭등, 주간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9월 기존주택매매 큰폭 증가...유일한 '호재'

미국의 9월 기존주택매매는 8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기존주택매매는 8월 대비 5.5% 증가한 518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 0.8%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이자 지난 1년간 최대폭 증가다.

차압 증가로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주택 구매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크레디트 유니언 리그의 테린 그리피스 이코노미스트는 "구매자들은 자금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라며 "향후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신호는 찾아보기 힘들며 주택 시장 침체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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