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이명박 대통령 ASEM 선도발언

베이징=송기용 기자 | 2008.10.24 20:00
이번 회의가 매우 중요한 시기에 열리고 있습니다. 식량과 에너지 도전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금융위기의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식량에너지 문제는 예측이 가능했으나 금융문제는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나 어느 나라도 그리고 국제기구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미국 유럽이 조치를 취하고 있으면 아직은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위기가 얼마나 계속되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지는 완전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이번 금융위기를 보면서 국제공조의 필요성과 기존 국제기구의 기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금융체제는 세계화와 정보혁명, 국제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위기에 대한 조기경보와 건전한 감독체제, 사후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지도록 IMF와 세계은행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르코지 대통령도 언급하였습니다.

금융체제 개편에는 경제규모와 발전경험등 여러 가지 요건을 감안해서 신흥경제국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15일 워싱턴에서 개최키로 한 금융정상회의에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이 함께 하게 된 것은 적절한 조치로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세계적 차원의 협력과 더불어 지역 간의 협력도 강화되어야 합니다.

금융위기 해결에는 선제적이고 단호한 조치 그리고 국제공조가 필요합니다. 아소 총리께서 언급하셨듯이 아시아에서는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CMI) 를 창설해 유사시 긴급히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역 내 금융협력의 틀을 마련해 놓은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이를 공동기금(Reserve Pooling Arrangement) 으로 만드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금에는 사전 조기경보와 함께 사후 신속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역할이 주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아셈을 통하여 아시아와 EU가 함께 협력하는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번 회의가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는데 비전을 토론하고 액션에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메르켈 총리의 주장처럼 여기에 모인 유럽, 아시아의 지도자들이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후퇴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929년 대공황을 되돌아보면, 각국이 관세를 높여서 보호무역의 벽을 쌓았습니다. 그래서 무역과 소비를 위축시켜서 세계 경제 침체가 더욱 악화되었던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중단되어 있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빠른 시일내에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실물경제를 살리는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정확대를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로 실물경제를 살리는 데에도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은행이 세계적 차원의 부흥사업을 계획하여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유럽국가들이 공조하여 조치를 취한 것과 같이 이에 발맞춰 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해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하였고 감세를 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이런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이번 금융위기가 가난한 나라들이 더 가난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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