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의 무도회'…10.6% 폭락에 56조 증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0.24 15:20

[코스피마감]3년4개월만에 1000선 붕괴

한번 터진 둑은 막을 수 없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1000선이 무너지자 코스피지수는 급전직하했다.

떨어지는 날카로운 칼날에 베여 속절없이 쓰러진 코스피는 110포인트가 넘는 폭락으로 마무리됐다.

살아남은 자들도 한껏 상처를 가슴에 안은 '블랙 프라이데이'였다.

코스피지수는 24일 전날에 비해 110.96포인트(10.57%) 폭락한 938.75로 마감됐다. 올들어 최대 하락률을 보이면서 연중 최저점도 깨뜨렸다.

[사진=이명근 기자]
장중 한때 930선마저 무너지면서 925.57까지 주저앉았다. 코스피가 종가기준으로 1000선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2005년 6월29일 999.08 이후 3년 4개월만이다.

시가총액은 코스피시장에서 하룻만에 56조3082억원이 허공에 날아갔다. 하한가는 401개.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896개 종목 가운데 44.8%, 절반 가량이 하한가를 맞은 셈이다.

장중 지수선물시장의 폭락으로 전날에 이어 올들어 11번째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465원까지 치솟는 등 혼돈을 보이다 전날에 비해 15.2원 오른 1424.0원에 마감됐다. 1998년 6월16일 이후 10년4개월내 최고치였다.

이날 증시는 오전에 1000선이 무너지면서 투자심리는 실종됐다. 투매가 쏟아지면서 매수세는 실종됐다.

오후 들어 낙폭을 가속화한 코스피는 낮 12시47분 980선이 무너졌고, 12시50분 960선, 1시12분 950선, 2시17분 240선, 2시24분 930선이 잇따라 붕괴되면서 '눈물마저 나지 않는' '패닉의 극단'으로 치달았다.


이날 증시는 신용위기가 선진시장을 건너 아시아 및 이머징시장으로 본격 전이되면서 투심이 극도로 혼란해지면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한때 7%와 5% 이상 폭락하면서 코스피의 급락에 동조했다.

외국인은 정규시장에서 283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장막판 매도로 돌아서면서 736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순먀도로 일관하다 장막판 동시호가에서 연기금이 3600억원까지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면서 3496억원의 매수우위로 장을 끝냈다.

이날 폭락은 공포심이 증폭되면서 매수세가 약해져 낮춰 부르는 매도호가에 속절없이 주저앉는 양상을 보였다. '살 사람은 없고 팔 사람은 최저가에 주식을 던지는' 모습이 나오면서 급락이 급락을 부르는 형태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13% 이상 폭락했다. 시가총액 1위이자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에 비해 13.8% 내린 4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한가에 육박했다.

철강금속과 건설도 12% 이상 급락했다. POSCO는 12.6% 빠진 24만2000원을 나타냈다. 유통과 운수장비도 12%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를 구성하는 19개 업종 가운데 10% 미만의 하락률을 보인 것은 은행과 통신, 의약품 등 6개에 불과했다. 13개 업종비수는 전날 대비 10% 이상 폭락한 셈이다.

오른 종목은 상한가 6개를 비롯해 41개로 집계됐다. 내린 종목은 하한가 401개 등 842개였다. 보합은 13개 종목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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