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매물폭탄, 언제까지 지속되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10.24 01:28

최근 3개월간 1800억달러 손실… 업계 매도 악순환

무서운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헤지펀드가 지목받고 있다. 특히 장막판 반복되는 투매의 주범이 헤지펀드라는 원성이 자자하다. 유례없는 손실로 부자 헤지펀드 고객들이 환매에 나서고 있고, 펀드매니저들은 무차별적인 대량의 주식 매도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헤지펀드가 지난 3개월간 입은 손실은 1800억달러에 달한다. 강세장 뿐 아니라 약세장에서도 목표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며 부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았지만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이다.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전격 금지되며 헤지펀드 운용자들은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졌다.

헤지펀드 조사업체인 헤지펀드 리서치는 올들어 지난 22일까지 헤지펀드의 평균손실율은 17.6%에 달한다고 밝혔다. 다우지수나 뮤추얼펀드에 비하면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절대적인 수익률을 원하던 부자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웰턴 투자회사의 패트릭 웰턴 대표는 "업계 충격이 크다. 무기력증도 보인다"며 "한편에서는 자산 배분을 근본적으로 달리해야한다는 성찰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를 거쳐 헤지펀드 산업은 호황에 진입했다. 헤지펀드는 기존의 금융 관행, 부자와 사회적 지위에 대한 생각까지 바꾸어 놓았다. 고수익 소문을 타고 막대한 자금이 몰렸다. 한때 3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예술품부터 맨해튼의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헤지펀드가 손을 댄 물건은 버블을 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들어 헤지펀드 업계는 사실상 첫 침체를 맞고 있다. 지난 3개월에만 청산된 전세계 헤지펀드는 217개에 달했다고 헤지펀드 리서치는 전했다. 남아있는 펀드수는 1만16개, 자산은 1조7000억달러로 줄었다. 격세지감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재무장관인 리차드 무어는 "과거 5, 6년간 헤지펀드 업계 종사자들은 직업을 과시했고, 돈을 원하는 대로 모을 수 있었다"며 "그러나 이런 영광은 영원히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헤지펀드 침체가 증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헤지펀드들은 9월부터 주식을 팔아치웠고, 이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자 다른 헤지펀드까지 매도에 나서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NYT는 얼마나 많은 헤지펀드들이 환매에 대비해 주식을 팔게 될 지 장담할 수 없다며 업계의 침체가 깊어지면서 수백, 수천의 펀드들이 청산될 수 있다는 흉흉한 전망까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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