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ㆍ백화점 이어 아울렛으로 '진검승부'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8.10.31 04:08

[머니위크]롯데 vs 신세계, 불꽃 튀는 '유통 전쟁'

유통업계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영원한 유통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의 ‘지존’ 싸움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우선 롯데가 아울렛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먼저 진출한 신세계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질세라 신세계는 강북권의 거점지역이었던 신세계 미아점을 이마트로 바꾸고 롯데백화점과의 차별화를 통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태세다.

롯데와 신세계는 대형 마트와 백화점 점포수를 확장해가며 그룹의 자존심을 건 일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 아울렛시장 공략하겠다

롯데백화점은 10월24일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광주시 서구 풍암동 광주월드컵경기장에 도심형 아울렛인 광주월드컵점을 오픈했다. 백화점, 할인점 등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아울렛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는 것이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롯데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아울렛 매장인 광주월드컵점은 전형적인 도심형으로 2층 규모에 영업면적은 1만7100㎡(약 5300평)에 달한다. 이 곳에는 메트로시티, 미샤, 빈폴, 나이키 등 총 18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광주 다음 타자는 김해점이다. 교외형 매장인 김해점을 11월 오픈한다. 주로 20~30대 고객을 겨냥해 도심이나 부도심에 위치하는 도심형 매장과 달리, 교외형 매장은 고소득층이나 가족 고객을 핵심 타깃으로 삼아 해외 명품을 중심으로 구성해 상권도시 외곽에 위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는 2009년 파주 통일동산, 2010년에는 대구시 동구 이시아폴리스 내에 대규모의 아울렛 오픈을 추진하는 등 2010년까지 모두 4개의 아울렛을 개점한다는 목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도심 내 중·광역상권을 중심으로 도심형 아울렛을 늘려나가기 위한 상권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 수세 속 돌파구 마련

2007년 경기도 여주에 명품 아울렛 '첼시'를 출점하고 시장을 선점했던 신세계는 후발 주자인 롯데의 대대적인 반격에 수세에 몰린 듯한 양상이다. 신세계가 경기도 파주 CIT랜드의 아울렛 부지를 포기한 반면, 롯데는 임대 형식으로 해당 부지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세계는 첼시 2호점의 부지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다.

롯데의 공세에 당혹스러운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신세계가 이것저것 재다가 포기한 건대입구 스타시티에 롯데백화점이 입점한 것도 신세계 입장에서는 도발이나 다름없다. 이미 신세계 이마트가 선점한 건물에 롯데백화점이 들어온 것은 일종의 선전포고인 셈. 스타시티는 당초 신세계가 백화점 입점을 계획하면서 이마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곳이다.

롯데백화점의 스타시티점은 25번째 백화점이자 서울에서만 9번째 점포다. 롯데는 대형 마트 부문에서는 열세지만 백화점에서는 신세계의 7개(서울 3개)보다 3배 이상 앞서 있다.

신세계는 롯데의 공세를 ‘되치기’로 맞선다는 작전이다. 바로 강북의 전쟁터로 묘사되는 미아삼거리에서의 변신이 그것.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미아점을 대형 마트로 변경해 10월16일 이마트 미아점으로 옷을 갈아입혔다. 미아삼거리는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이 300m의 간격을 두고 경쟁을 펼치던 곳이다.


신세계는 백화점에서는 절대적인 열세지만 대형 마트 부문에서는 국내에 모두 119개 이마트 점포를 확보, 58개의 롯데마트를 거의 배 차이로 앞섰다.

신세계는 미아상권 내 첫 대형마트에서 PL, 해외소싱, 365상품 등을 통해 이 지역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뉴타운 개발에 따른 상권변화와 인근에 대형마트가 없는 단독 상권이라는 특징을 감안한 것이다.

이경상 신세계 이마트 대표는 “2010년 이후 홈플러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것에 대비해 이마트 미아점만의 차별화된 포지셔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세계는 지난 2000년에도 신세계백화점 천호점을 이마트로 바꿔 20%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바 있다.

◆유통 전반에선 팽팽한 양상

매출액으로 볼 때도 양측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해 이마트 10조5000억원, 신세계백화점 3조원 등 두 부문에서 매출 13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대형 마트와 백화점의 매출 비율이 78대 22로 대형 마트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롯데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7조8000억원, 롯데마트 4조3000억원 등 두 부문에서 모두 12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매출비중은 65대 35.

이 같은 양측의 강세는 올해도 뚜렷하다. 신세계는 올해 국내에 모두 8개의 이마트를 오픈했지만 새로 개점한 백화점은 없다.

반면 롯데는 유통업계가 상권 특성상 모두 꺼리는 서울 광진구에 처음으로 백화점(스타시티점)을 개점했다. 올해 새로 오픈한 롯데마트는 동래점(5월29일)과 창원점(6월5일), 대전 노은점(10월23일) 등 3곳에 그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예년과 비슷한 7개의 점포를 추가한다는 계획이지만 10월 말 현재 당진과 전주점 이후 계획이 잡혀있지 않다.

해외진출이라는 면에서도 두 회사는 각각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중국에 모두 6개의 이마트를 새로 개점했다. 신세계는 중국에만 모두 16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대형마트를 통해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해외 백화점은 설립하지 않았다.

반면 롯데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중국 베이징에 롯데백화점을 오픈했고, 연말쯤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도 백화점을 설립할 예정이다. 백화점이 해외시장 공략의 중심인 것이다. 롯데는 또 지난해 12월 중국 마크로 8개점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 마크로 19개점을 인수, 해외에서 대형 마트 27개를 확보하며 국내 대형 마트의 열세를 해외에서 만회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신세계가 롯데쇼핑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지만 롯데가 백화점 부문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우월을 가리기 쉽지 않다”며 "그 동안 양사의 주무대가 달라 직접적인 충돌이 적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양사의 유통전쟁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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