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급락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자산을 청산하고 본국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도 달러 현물환 거래 부진 속에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역송금 달러 수요로 오름세를 보였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5.8원 오른 1408.8원으로 장을 마쳤다.
환율 급등은 간밤 뉴욕증시가 경기침체 우려와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하락하고 역외 환율이 1400원대로 상승한 영향이 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40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역외환율을 반영하며 전날보다 39.9원 급등한 136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빠르게 상승폭을 확대하며 한때 1436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이 달러 매수 심리를 강화시켰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 때 1030선이 붕괴되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매수가 지지됐다.
이후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실개입과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둔화시켰지만 저가 매수세와 외국인들의 주식 역송금 달러 수요에 밀렸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포지션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수입업체들 결제수요와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은 비슷했다"며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은 외국인들의 주식 관련 달러 수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주식 순매도로 누적되어 있는 환전 수요가 아직도 꽤 되는 것 같다"면서 "당국이 막지 않는 한 앞으로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각각 22억9550만달러와 7억8150만달러가 거래됐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414.3원으로 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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