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준화는 신기루?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08.10.23 10:23

KEDI, "학교가 학생성적 크게 좌우"

학교에 따라 학생들의 성적향상 정도가 크게 다르다는 실증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한국교육개발원(KEDI) 김양분 박사팀이 내놓은 '학생들의 학업성취 성장에 관한 중학교 효과' 논문에 따르면 2005년부터 시작된 한국교육종단연구 결과 학생의 성적 향상에 학교가 미치는 영향력이 90%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종단연구란 2005년에 중학교 1학년이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졸업 시점까지 성장, 발달상황을 조사하고 고교 졸업 이후의 대학 진학, 직업 획득 과정을 만 30세까지 장기간 추적 조사하는 교육개발원의 대표적 연구사업이다.

전국에서 표집한 150개 중학교, 6908명의 학생이 조사대상으로 김 박사팀은 이들 학생의 3개년 영어·수학 학업성취도 점수, 학생자료, 학교자료 등을 토대로 성적변화와 학교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학교과의 경우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성적을 결정짓는 요인 중 학교 비중은 20%였지만 3학년이 된 뒤에는 이 수치가 88.7%까지 올라갔다.

입학 당시 학생의 성적은 학교보다 학생 개개인의 능력에 따른 크게 차이가 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


수학만큼은 아니지만 영어교과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입학 당시 학생들의 영어 성적을 결정짓는 요인 중 학교 비중은 30.8%였지만 3년뒤 학교 비중은 51.8%로 높아졌다.

학교가 성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영어보다 수학 과목에서 높게 나타난 이유는 영어 교과의 특성상 과외·유학 여부, 부모 직업, 가정형편 등 가정 배경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학생 성적에 학교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이 구체적 수치로 처음 입증됨에 따라 그 동안 지켜져 온 평준화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박사팀은 "학교내 학생의 학업성취 성장률에는 차이가 없지만 학교간 학생의 성장률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며 "학교간 교육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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