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세계 금융체제 대개혁해야"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10.22 10:29

(상보)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인터뷰

- "금융위기 타개 위해 현 금융체제 대개혁해야"
- "현 금융감독시스템, 금융산업 변화 따라가지 못해"
- "금융체제 개편에 한국 등 신흥국가 동참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현 금융체제를 대개혁 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위기는 기존의 아날로그 금융 감독시스템이 현 디지털 시대의 금융산업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이뤄졌으며, 르 피가로는 이날 1면과 10면 국제면에 걸쳐 인터뷰 전문을 게재했다.

◇국제 공조로 금융위기 풀어야 = 이 대통령은 "한국이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모범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며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 때 (선진국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가의 여러 나라가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지난 18일 부시 미 대통령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공동제안에 적극적인 동참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오는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7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Asia-Europe Meeting)에서도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기존 경제체제 개편을 제안할 예정이다.

◇세계가 협력하면 내년 4분기에는 회복 = 이 대통령은 '현 위기가 97년 위기보다 심각하냐'는 질문에 "당시 위기는 아시아에 국한된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미국, 유럽 등 모든 나라에서 오고 있다"며 "그때와는 내용이 좀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아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 그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수출이 줄어드는 만큼 내수를 늘리기 위해 규제 개혁, 감세 정책을 통해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확대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재정투자를 과감하게 하고 세계 경제를 살리자는데 합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렇게 되면 내년 4/4분기쯤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몇몇 국가들이 이런 외환위기에 실물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보호무역주의의 성향을 띌까봐 걱정스럽다"며 "이런 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는 것이 세계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EU FTA, 연내 타결 희망 =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 "한 두가지 현안만 해결되면 연내에 타결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아셈 정상회담 기간 중 예정된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동북아시아에서 EU처럼 폭넓은 경제통합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한중일 3국이 경제통합으로 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외환위기를 맞아 역내 통상과 투자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고 있는 만큼 이런 협력이 강화되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北 김정일 중심으로 정상가동"= 이 대통령은 "북한 사회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북한 사회가 그렇게 쉽게 붕괴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질문에 "김 위원장의 현황이 분명하지 않아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나는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 때문에 북한에 어떤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제사회가 여러 가지 대비를 하겠지만 북한이 그렇게 쉽게 붕괴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北 핵무기 제조기술 있다고 봐야 = 이 대통령은 정체상태에 있는 남북관계의 해결방안을 묻는 질문에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북한은 항상 초기에 대화를 하지 않았다"며 "현재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개성공단이나 관광객은 지금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측에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개방하는 것이 북한사회를 지키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 없다고 단정할 만한 현상을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6자회담의 핵 폐기 조사과정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다만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만한 기술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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