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정기 수입이 있는 미국인들은 대부분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선 모기지 이용은 훨씬 용이하다. 심지어 투기적인 모기지 사용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다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서 결국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확산됐다. 지속되는 집값 하락, 늘어나는 주택차압을 되돌리지 못하면 7000억달러의 구제방안이나 무제한 달러 공급의 효과는 한계가 분명하다. 결국 미국 정부는 예정된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택시장 부양책은 사실상 모기지시장 부양책과 일맥상통한다. 모기지 금리가 조절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주택시장 매매를 활성화시켜 궁지에 몰린 건설업체들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때마침 21일 한국에서도 대대적인 부동산 경기 활성화, 건설업체 부양 대책이 봇물을 이뤘다. 수도권 투기지역을 풀고 주택담보대출을 완화하고, 부동산펀드를 조성하는 전방위적인 부동산 부양대책이다.
하락하는 집값, 경색된 부동산시장이 건설사와 저축은행 및 시중은행 나아가 실물경기를 옥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정부의 건설 유동성 지원 대책은 한마디로 집값을 올려서 시장을 살리겠다는 의도다. 집을 사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국민들과는 거리가 다소 멀다. 이들에 대한 부양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경기가 살아난다면 간접적인 혜택은 입겠지만 집값이 더 오르면 난처하다. 복잡한 이해관계다. 그래서 균형감이 중요하다.
소비 진작을 넘어 주택시장 악화를 막을 수 있는 부양책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으로 뉴욕증시는 20일 급반등했다. 이 여파로 일본 증시는 21일 3% 넘게 올랐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증시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특히 한국증시는 오히려 1% 하락했다. 아직 금융시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전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의 인위적인 부양은 흐름, 추세, 사이클을 역행하겠다는 공개적인 선언이다. 이날 증시의 하락은 대대로 대세를 크게 거스르는 부양은 두고두고 큰 후유증을 낳았다는 것을 경고하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개장을 앞두고 미지수선물은 약보합세다. 이렇다할 경기지표 발표는 없다. 문제는 실적 발표다.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에 따르면 피프스서드뱅콥 내셔널시티 애플 야후 3M 캐터필라 듀퐁 화이저 등 금융에서 제약 대형주까지 대거 실적을 공개한다. 애플은 실적 서프라이즈 여부가 관심이다. 주당 1.11달러의 분기 순이익이 예상된다고 팩트셋 리서치가 예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와 관련해 다시 관심을 모은 야후는 주당 9센트의 이익이 전망된다. 은행주의 실적도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홈리스 시민(집이 없이 장기간 길거리 등을 전전하는 사람)들은 2007년말 12만3833명이었다. 이는 2년전 17만5914명에서 5만명 넘게 감소했다. 3800여개 시와 카운티를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다. 마약중독자, 정신병자, 장애인들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을 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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