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실물경기 대책이 먹힌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10.21 08:15

리보 CDS VIX 등 금융지표 적색경보 해제

미증시가 급등했다. 다우와 S&P500 지수가 4%대 상승했고 다우유틸리티지수는 상승폭이 무려 8.3%에 달했다.

버냉키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지지한데 이어 백악관도 긍정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실물경기 침체를 걱정하던 팽배한 비관론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한국정부가 발표할 건설부문 지원책처럼 미국도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다면 금융시장 경색과 소비위축의 출발점인 주택시장 침체에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정부는 미분양 아파트 환매조건부 매입,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및 어음 만기 연장, 부동산 펀드 조성 지원, 주택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탄력적 해제 등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의 폐지, 그리고 재건축규제의 전면 완화 같은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도 있지만 최근 급락을 거듭했던 은행과 건설업종이 살아날 토대는 마련될 수 있다.

침체된 건설 경기 우려로 가격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대책에 추가금리 인하와 대규모 경기부양안이 추가된다면 전날 또 다시 연저점을 경신한 뒤 1200선을 회복 마감한 코스피지수가 상승국면으로 돌입할 모멘텀을 얻을 여지가 높다고 판단된다.

건설부문이 회복되면 이는 다시 국내 금융기관들의 위험을 축소시켜 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금융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아직까진 자금시장이 반응하지 않은 상태다. 전날 CD(양도성예금증서)와 CP(기업어음) 금리는 각각 6.12%와 7.11%를 기록했다.
91일짜리 CP금리는 지난 9월11일 6.21%를 기록한 이후 26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개별 기업들의 심각한 자금난을 대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대책에 이어 실물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공격적인 대응책까지 글로벌 공조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마련된다면 전날 미국 9월 경기선행지수가 의외로 상승(+0.3%)한 것처럼 실물경기가 회복될 지 모르는 일이다.

하루짜리 달러리보금리는 1.51%로 추가하락했고 1개월물 리보금리도 10월 들어 처음 4% 밑인 3.75%로 떨어졌다. 3개월물 리보도 6일 연속 하락하며 4%선 붕괴를 예고하고 있는 등 단기 외화자금시장 상황은 급격하게 호전되고 있다.

3개월물과 10년물 미국채 스프레드도 2.75%로 급락하며 3%선 밑으로 내려섰고 2년물과 10년물 스프레드는 2.14%로 급락하며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된 급등세가 꺾인 모습이다.

변동성지수 또한 급락했다.

VIX(S&P500 변동성지수)와 VXN(나스닥 변동성지수)는 각각 52.97%와 59.65%로 급락하며 지난 13일의 낙폭을 상회했다.

달러리보, 변동성, 미달러, CDS(크레딧디폴트스왑) 등 불안의 표상이었던 4가지 금융지표에 켜졌던 적색경보가 모두 꺼졌다는 진단이 가능해졌다.

미국 기업의 실적 또한 예상보다 양호하다.
미국 S&P500기업의 3분기 이익이 -8.8%가 예상되면서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주까지 발표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70%가 예상을 웃돌았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총 70개사 가운데 49개(70%)의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으며 전체적으로도 EPS(주당순이익)가 예상보다 2.8%(금융권 제외시 +3.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제 어닝시즌 초반이므로 향후 발표되는 실적들을 지켜봐야겠지만 최근까지 발표된 실적만 보면 그동안 실적추정치가 지나치게 하향조정된 측면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 과매도를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조체제로 금융위기가 일단락되고 실물위기 또한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해결된다고 해도 남은 문제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 선호 및 유동성 회수를 위한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올들어 31조8322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달 들어서만도 3조6086억원을 순매도한 상태다.
국내외 주식투자펀드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추가적인 펀드가입자금보다 환매금액이 더 많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고수는 시장 수급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뜻한다.

하지만 펀드 설정액 또한 주가 동향에 좌우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증시가 상승추세를 회복한 것이 확인된 이후 상승탄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수급변화가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경험상 시장의 조정은 모든 악재가 뒤엉킬 때 마무리된다는 생각인데 정황적으로는 지금이 그 시점이 아닌가 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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