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미자 합쳐 사미자 되는 단합하자"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08.10.20 18:51
"여러분 사랑합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20일 홈플러스그룹 직원들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홈에버와 홈플러스가 하나 됨을 축하하는 '비전 컨퍼런스' 자리에서다.

350여명의 홈플러스테스코(구 홈에버) 직원들과 50여명의 삼성테스코 직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 회장은 홈플러스 매장에서 구입한 목티와 줄무늬 셔츠를 입고, 두 손을 어깨 위로 올리며 직원들에게 하트를 날렸다.

이 회장은 "물건을 넣으면 뭐든지 2배로 나오는 자판기가 있다고 합시다. 2개를 넣으면 4개, 이미자를 넣으면 사미자가 나오겠죠?(웃음) 홈플러스에 홈에버를 넣으면 뭐가 나오겠습니까. 정답은 세계 최고 유통업체"라며 말문을 열었다.

화합을 위한 자리인 만큼 이 회장 스스로 준비를 철저히 한 듯 했다. 이 회장은 1시간 가까이 이어진 발표를 통해 2010년 이마트를 제치고 업계 1위를 굳히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는 "조선, 철강 등 세계 1위 국내 업체들이 있는데 유통부문에서는 어느 CEO도 세계 1위를 꿈꾸지 않았다. 내년 4/4 분기는 홈플러스가 이마트를 추월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며 "2012년에는 국내 1위 자리를 확고히 굳혀 월마트를 넘보겠다"고 말했다.

2012년 대형할인점 170개, 익스프레스(슈퍼마켓) 700개를 갖춰 시장점유율을 37%로 끌어올리고 임대매장(테넌트)을 포함해 매출을 18조원으로 만들겠다는 것.

이마트를 의식한 이 회장의 성장 의지는 강했다. 그는 "한화나 롯데 모두 슈퍼사업이 열세였지만 홈플러스의 익스프레스는 300m 앞에 이마트 매장이 있어도 장사가 잘 되더라"며 "집요하게 될 때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간 급성장한 홈플러스의 저력에 대한 자부심도 내비쳤다. 이 회장은 "홈플러스는 국내 사업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존경받는 기업리스트에 오르는 등 기록을 만들고 있다"며 "이미 2년 전부터 삼성테스코에서 '삼성'을 빼도 홈플러스 브랜드 가치만으로 인정받는 단계"라고 밝혔다.

직원들이 앉은 테이블 사이사이를 돌며 질문에 답하고 의견을 피력하는 이 회장의 모습에 직원들은 어느 정도 비전을 공유한 듯 보였다.

이 회장은 "(홈에버) 인수협상이 깨졌을 때 한 밤에 박성수 회장을 둘둘치킨에서 만나 설득했다. 그 전부터 사업 제휴부터 합작 법인 세우는 안까지 제안도 많이 했다"며 홈에버 인수에 공을 들인 뒷얘기도 전했다.

이날은 홈플러스가 '2008년 한국의 경영대상-명예의 전당'에 오른 날이기도 하다. 이승한 회장으로서는 이래저래 뜻 깊은 날일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리기 전인 오전 11시 30분 행사장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에는 이랜드 일반노조와 검은 정장의 용역업체 직원들이 대치했다. 내달 3일이면 이랜드 노조가 파업을 한지 꼭 500일이 된다.

이랜드 일반노조는 해고 직원의 복직과 노조를 대상으로 한 200여억원의 손해배상가압류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화합으로 이끌어 간다는 게 기본방침이지만 법이 규정한 것은 지켜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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