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재가동 "자금경색 완화 시그널"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10.20 10:45

JP모간·씨티그룹, 유럽 은행들에게 낮은 금리에 대출

유동성 부족 위기에 빠졌던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 경색 완화의 긍정적인 메시지들이 나오고 있다. 연이은 고강도 구제금융으로 지난주 리보(Libor)가 크게 하락(그래프 참조)하고 미국의 주요 은행들도 대출에 나서며 자금 숨통이 트이는 청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

↑3개월만기 리보 추이.
금융위기를 맞아 폭등한 이후 지난주 폭락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간) 지난 17일 JP모간체이스가 현재의 리보보다 낮은 이자를 제시하고 은행간 대출에 나섰다며 경색된 자금시장이 다소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금요일 오전 JP모간은 100억~150억달러를 유럽의 파트너 은행들에게 대출했고 금리는 3~4.5% 수준이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대출은 정부의 지급보증이 없는 순수 민간 거래였다. 만기는 하루에서 1개월 이상으로 다양했다. JP모간의 거래 직후 씨티그룹이 리보 창구를 통해 유럽 은행들에게 대출을 감행했다.

JP모간과 씨티그룹은 유럽 정부가 자국 은행들의 예금을 보호하고 부채와 대출을 보증하겠다는 조치를 내놓자 안정감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이들 은행들에게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공격적인 구제금융 조치를 단행한 것도 운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선물시장의 트레이더들 역시 JP모간이 거래한 리보의 큰 폭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3개월물 리보를 기준으로 삼는 선물시장의 경우 리보가 지난주 말 4.41875%에서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이다. 다만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인 2.8%대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이날 JP모간의 대출 규모는 은행들의 규모와 과거 정상일 때의 거래를 감안하면 큰 규모는 아니었다. 그러나 상당수 투자자들은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고 보았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JP모간이 대출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단기 미 재무부 채권 금리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3개월 만기 국채 금리는 0.36%포인트나 치솟아 0.803%까지 뛰었다. 단기 안전자산의 대명사였던 3개월물 국채를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은행들이 점진적으로 기업과 가계 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달러를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3분기말 결산을 맞아 달러를 확보해야하는 시기적 특수성도 사라졌다. 더이상 달러를 은행금고에 쌓아두거나 국채를 사는데 투입할 명분도 희석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주 달러 경매시장을 두번째 연다. ECB는 만기가 28일인 달러 공급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밀러 타박의 토니 크레센지 수석 채권전략가는 "리보의 하향 안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SJ는 다만 은행들의 대출이 정상수준으로 활성화될 지 확신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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