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 증시 비효율성과 주가 예측

이진수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2008.10.22 09:06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효율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효율적일 경우 현재 정보는 미래 주가 예측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정보는 즉시, 그리고 정확히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기업실적 발표시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좋을 경우 주가는 바로 상승합니다. 그렇지만 이 정보를 근거로 다음주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미리 알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효율적일까요. 주식시장의 효율성은 투자자들이 현재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이 정보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히 평가함을 전제로 합니다. 이러한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는 현재 정보로 미래 주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다음의 2가지 사례는 이러한 경우를 보여줍니다.

최근 논문(Cohen and Frazzini, 2008, 'Economic Links and Predictable Returns', Journal of Finance)에 따르면 기업 간의 경제적 관계를 이용해 주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한 기업의 매출이 특정 기업의 구매량에 크게 좌우될 경우 이 기업의 영업실적은 구매기업의 영업실적에 영향을 받습니다. 시장이 효율적인 경우 이러한 경제적 관계가 주가에 바로 반영되어야 하나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즉, 주요 구매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락)한 경우 판매기업 주가는 시차를 두고 상승(하락)하는 현상이 일반적으로 나타납니다.

예컨대 미국의 코스트캐스트는 골프용품 회사 캘러웨이에 클럽헤드를 납품하는 회사로 캘러웨이에서 나오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합니다. 2001년 6월초 캘러웨이의 장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발표 직후 캘러웨이 주가는 21달러에서 15달러로 하락했습니다. 이때 투자자들이 두 기업의 경제적 관계를 충분히 고려했다면 동시에 코스트캐스트 주가도 하락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코스트캐스트 주가는 한동안 변화가 없다가 매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된 7월에 가서야 20% 하락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Dellavigna and Pollet, 2007, 'Demographics and Industry Returns', American Economic Review)에 따르면 현재 예상되는 인구구조의 장기변화로 산업별 주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연령에 따라 주로 소비하는 물품이 다르기 때문에 인구구조의 변화는 산업별 수요에 영향을 줍니다. 이러한 수요의 변화는 영업이익의 변화를 초래하고 이는 다시 해당 산업의 주가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효율적인 경우 새로이 인구센서스를 실시해 인구구조에 대한 예측이 수정된다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산업의 주가는 즉시 올라가고 반대의 경우 주가는 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올해 예상되는 인구구조의 장기변화에 기초한 수요예측이 내년 산업별 주가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대체로 효율적이면서도 이처럼 때로는 비효율적이기도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의 비효율성을 이용해 초과수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시장의 비효율성을 이용하려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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