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더 마켓]위기의 끝 美주택시장은…

고진성 미 파인리지모기지뱅크 대표 | 2008.10.18 10:11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주택시장은 아직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캄캄한 터널속에서 끝이 어디인지도 가늠하기 조차 힘든 형국이다.

현재 케이스 실러 지수는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피크를 이루던 2006년 1분기에 비하여 18% 떨어졌고 전국부동산협회(NAR) 주택가격지수 역시 12% 하락한 상태이다. 아직 바닥도 아니다. 주택 가격이 2009년 중반까지 10~15%정도 더 떨어진다는 것이 시장내 지배적 관점이다. 이는 미 정부의 구제조치가 주택시장이 더이상 악화하는 것은 방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가격 하락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주택시장을 둘러싼 여건들은 불리하긴만 하다.
주택매물은 날로 늘어나는 반면 구매수요는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 둔화로 실업율이 상승하고 임금은 줄며, 모기지이자율이 치솟게 되면 그만큼 주택감당 여력이 없어져 수요는 더욱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은행들이 압류물건의 매각에 박차를 가하면서 빈 주택의 숫자는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 6월말 현재 기존주택의 2.8%가 비어있다고 한다. 임대주택의 경우 10개중 하나가 비어 있고 이러한 공실률 수치는 1956년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의 하락은 그동안 지나치게 치솟은 버품이 걷히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주택가격은 그동안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싼 실정이다.

주택가격의 적정성는 '임대비용대비 주택가격의 비율(price-to-rent ratio)'로 평가되어질 수 있다. '임대비용대비 주택가격의 비율'은 주택구매자가 임대대신 주택소유에 따른 프리미엄을 얼마나 지불하고 있는지를 나타내준다.
이 같은 평가 방법을 기준으로 할 때 마이애미의 경우 주택가격은 연임대비용의 22배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20년동안 평균수치는 임대비용의 15배정도라고 할 때 주택가격이 그만큼 비싸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주택가격과 임대료의 상관관계를 기준으로 할 때 현재 주택가격이 50만달러라고 하더라도 적정가치는 34만달러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근거할 때 주택가격이 다시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이치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주택가격의 재조정이 자산가치의 폭락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소유자들에게 주택가격의 폭락은 모기지부채가 주택가격보다 많아지는, '언더워터'(Underwater)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융자은행들이나 투자자들에게는 모기지연체와 주택압류의 급등으로 인한 엄청난 손실과 자본부족사태로 발전되고 있다.

특히 주택가격의 하락이 모기지연체와 주택압류를 급등토록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모기지 연체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인데 지난 3분기말 현재 총 주택 모기지중 5%정도가 30일 이상 연체되어 있다. 이는 1년전 3.5%, 지난 2분기말 4.6%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플로리다와 네바다의 경우에는 연체율이 8%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우기 모기지부채가 주택가격보다 많게 되는, 소위 언더워터의 상황에 빠진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게 됨에 따라 주택을 포기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이는 주택압류를 증가시키게 됨에 따라 더욱 부정적인 시장심리를 유발하고 있다.

결국 주택가격의 하락은 단순히 주택시장의 침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주택관련 재산의 감소는 가계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미 경기 침체를 더욱 재촉한다.

주택시장의 회복은 가격이 보다 균형된 수준으로 되돌아 와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주택가격이 하락하거나 소득이 증가하여 사람들이 주택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환경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저지른 벌, 주택가격의 하락에 따른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주택가격이 하루빨리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나을 것인지, 아니면 주택가격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지연시키는 것이 좋은지?

아마도 매도 빨리 맞는 것이 좋듯이 주택가격이 하루빨리 안정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인위적으로 주택가격의 하락을 막으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주택가격의 역(逆)버블현상을 초래하여 구매자들이 섣불리 주택구매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주택시장은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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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성 美파인리지모기지뱅크 대표는 세계 금융 중심 뉴욕에서 20여년간 현장 경험을 쌓은 금융및 채권 전문가입니다. 1997~2000년 외환위기 당시 외환은행 미주내 부실채권을 전담했으며 이후 카발로캐피탈(이스라엘계 프라이빗에퀴티펀드) 한국대표를 역임했습니다. 2004년 현 파인리지모기지뱅크(뉴저지 포트리 소재)를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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