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의 '뚝심'..행운의 여신까지?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08.10.17 16:50
'김승연 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하는 것인가, 억세게 운이 좋은 것일까.'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던 포스코와 GS가 중도에 동반 탈락하면서 한화가 대우조선 주인의 자리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지난 8월 매각 공고부터 본입찰까지 약 두달간에 걸친 진행 상황을 보면 외부 환경이 이상하리만치 한화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를 두고 운의 탓으로 치부해 버리는 이들도 있지만, 대우조선 인수전을 처음부터 진두지휘한 김승연 회장이 의지가 바탕에 깔려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회장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한화가 대우조선의 강력한 프로펠러가 되겠다", "반드시 대우조선을 가져 와야 한다"며 강력한 인수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오너의 이 같은 드라이브는 그룹 내 관련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화는 김 회장의 취임 후 인수합병(M&A)을 통해 20배가 넘는 외형적 성장을 거둔 회사다.

김 회장은 81년 29세의 나이로 총수에 오른 지 1년 만에 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을 인수해 그룹의 주력으로 키웠고, 그 후 명성그룹 5개사를 사들여 콘도 등 레저사업에 진출했다. 2002년엔 대한생명 인수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석유화학, 유통, 레저에서 금융으로까지 확장했다.

그사이 시련도 적지 않았다. 법적 분쟁이 마무리 됐지만 대한생명 인수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이 꼬리를 물었고, 지난해 불거진 보복폭행 사건은 그의 도덕성에 큰 흠집을 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이 김 회장을 도왔다.

대한생명 인수를 놓고 벌어진 예금보험공사와의 소송공방이 지난 8월 2년 만에 한화의 승소로 끝났다. 대생 지분의 일부를 매각해 대우조선 인수자금으로 쓸 계획이었던 한화 입장에선 타이밍이 절묘했던 셈이다.

8ㆍ15 특별사면도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직에 복귀하면서 공격경영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힘이 실린 김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상당히 공격적인 배팅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인수전의 승자가 될 경우 한화는 재계 순위 12위(자산규모 기준, 21조원)에서 한 단계 도약하게 돼 김 회장의 재계 내 위상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전에 현대중공업과의 경쟁이란 관문이 남아 있다. 공교롭게도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은 김 회장과 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묘한 대결구도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은 막판에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가 놓으면서 카리스마에 흠집을 남기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GS간의)막판 조율 과정에 두 회장이 직접 나섰던 만큼 인수전 실패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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