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전 '2파전', 주가 '희비'

강미선 장웅조 기자 | 2008.10.17 16:01

(상보)[특징주마감]'탈락' 포스코 ↑…'인수유력' 한화 ↓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한화와 현대중공업 2파전으로 압축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인수 후보에서 탈락한 포스코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 주가는 17일 0.17% 오르며 2.73% 내린 코스피지수에 비해 선방했다.

포스코는 그 동안 불투명한 철강 시황과 대우조선 인수관련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로 16일에는 신저가까지 추락하는 등 부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포스코는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철강재 공급과 해양에너지 개발 등을 기대했지만, 6조원을 넘는 인수가격은 주가에 부담이 됐다.

김강오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으로 포스코는 M&A 이슈에서 벗어나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철강과 조선·해양을 통한 사업 확장 전략 수정은 불가피하지만, 인도·베트남 등 해외 제철소 건설에 필요한 재무적 부담이 줄고 유보된 자금으로 해외 철강업체에 대한 M&A를 시도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윤식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간 6조원 가량의 국내외 투자를 지속해야 하고 국제 자금시장 경색 상황을 고려할 경우 대우조선 인수는 부담스러웠다"며 "대우조선 인수자격 박탈이 주가에 호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가 하락으로 인한 M&A 위협 방어와 주가 부양을 위해 매년 실시해 왔던 자사주 매입을 올해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약 2% 정도 매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조선 인수 실패가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득이 될 것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자금 부담에서 벗어나 시장에 안도감을 주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대어급' 인수전에 유무형의 전력을 소진한데다 그 동안 강조해 온 시너지 창출이 불가능해져 장기적 성장 전략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종혁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는 대우조선 인수가 미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을 시장에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인수 실패는 포스코가 무리한 '베팅'을 해서라도 확보하고 싶었던 장기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M&A 이슈 해소 이후 장기적인 주가 상승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가 줄어들면서 철강 가격 상승 전환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내 철강재 수요 감소로 저가의 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국제 철강재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아르셀로 미탈과 중국 철강업체 등 주요 철강사들이 감산을 통해 가격 안정을 시도 중이고, 원가수준까지 하락한 중국 내수시장의 가격을 고려할 때 추가하락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실물경기 회복의 시그널이 있어야 철강 가격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 가능성이 커지면서 계열사들의 재무적 부담과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됐다. 이날 한화한화석화는 하한가까지 추락했고 한화손해보험, 한화증권도 11% 넘게 하락했다.

이상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의 인수 가능성이 커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며 "회사가 주식매각, 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4조~5조원 정도인데 시장 상황이나 자금조달이 좋지 않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현대중공업의 주가도 전날 하한가에 이어 이날 11.02% 하락했다.

현대중공업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내보이지 않으면서 시장은 한화의 인수 쪽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막판까지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삼성증권 윤필중 연구위원은 "현대중공업이 높은 인수 가격을 써냈을 리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산업은행 쪽에서 (인수자 결정에 있어) 가격보다 경영능력 쪽에 더 점수를 준다면 현대중공업이 한화보다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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