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고 가점 높으면 '20년 내 집' 욕심 내라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8.10.25 13:07

[머니위크]장기전세주택 입주 전략

10월13일 오후, 개포동 SH공사 1층 로비.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신청하러 온 청약자들이 곳곳에서 서류를 작성하느라 분주하다. 은평뉴타운 1지구를 비롯해 발산, 장지지구 등 3개 지역의 잔여가구에 대한 청약을 실시한 첫날이다.

대부분 65세 이상의 노인들이었고 간간이 신혼부부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서류 작성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70대의 정모씨는 “딸의 이름으로 집을 얻으려고 왔다”면서 “이것저것 서류도 많고 챙겨야 할 것도 많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직접 현장을 찾으면 공사 직원들을 통해 안내를 받을 수 있지만 인력도 부족하고 준비 서류 미비로 몇번이나 발품을 파는 경우가 많다.

잔여물량인 127가구에 15일까지 접수한 신청자는 모두 3802명. 평균 29.9대 1의 경쟁률이다. 장지10단지의 경우 4가구 모집에 414명이 몰려 10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된 경쟁률이다.

◆가점 높다면 시프트로 고민해결

파리만 날리는 아파트 일반분양 청약접수창구와 달리 시프트에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단지 대부분이 접근성이 뛰어나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선호도가 높은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시프트는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로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는 전세형 아파트다. SH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강서구 발산지구 59㎡는 8800만원으로 주변 전세시세의 52%에 공급됐다. 같은 시기 송파구 장지지구 59㎡는 1억545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67%에 공급됐다.

주변 매매시세의 30%대에 20년 소유의 ‘내집’을 마련한다는 강점이 통하면서 도입 이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2년마다 돌아오는 전세금의 인상률도 5% 이내로 한정돼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5년 서울의 전세금 인상률은 6.52%, 2006년 인상률은 11.6%다.

청약저축통장이 입주 기준은 되지만 사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입주 후 다른 주택를 노릴 수 있다는 요긴함까지 갖췄다. 후분양제여서 당첨된 뒤 몇달 뒤면 입주가 가능하다.

올 초 공급한 은평1지구와 장지4단지 등 4차 시프트는 765가구 모집에 4301명이 몰려 평균 5.6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수명산 롯데캐슬 시프트는 전용 84㎡에 8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은평2지구 전용 59㎡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힘입어 경쟁률이 58.7대 1에 달했다.

◆장기전세, 왕십리냐 강일지구냐

올해 예정돼있는 장기전세주택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곳은 왕십리 주상복합이다. 25층 높이에 69가구가 들어서며 쇼핑몰, 공원, 극장, 이마트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왕십리 뉴타운 인근인데다 황학동, 금호동, 옥수동 등 대규모 주택 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주거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왕십리는 오는 2010년 민자역사가 계획대로 들어설 경우 2, 5호선, 국철, 왕십리-선릉간 개통선 등 4개 노선의 환승역으로 핵심 역세권이 된다. 청계천 복원과 맞물려 주거 쾌적성에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어 높은 청약점수가 요구된다.


강일지구도 한강 조망권을 가진 몇 안되는 요지다. 한강과 구리시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외곽순환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 연장선이 연결된다.

총 10개단지 6410가구 가운데 시프트는 전용 59㎡ 909가구, 84㎡ 328가구, 114㎡ 470가구로 전체 1707가구를 차지한다. 특히 144㎡ 중대형 장기전세주택이 처음으로 선보여 이른바 ‘돈 있고 가점 높은 서민’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분리돼 있어 입주자간의 불화로 번지는 문제를 막기 위해 소셜믹스(Social Mix)의 개념을 도입했다. 같은 동에서도 임대아파트 입주민과 일반분양 입주민이 함께 주거하기 때문에 계층간 불화를 상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완식 SH공사 홍보팀장은 “소셜믹스는 임대아파트가 갖는 문제점을 보완해 내놓은 개념”이라며 “서민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를 공급해 주거안정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목돈ㆍ가점 없다면 임대주택 노려야

장기전세주택을 노려볼만한 보증금과 높은 가점이 없는 무주택 세대주라면 국민임대주택으로 눈을 돌려보자. 임대주택은 주택공사에서 공급하는 영구임대와 국민임대, 공공임대가 있다. 영구임대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입주자격이 까다로운 대신 가격이 싸다. 예컨대 서울 번동 영구임대주택의 전용 40㎡는 보증금 317만원에 월 임대료가 6만원이다.

도시근로자의 가구당 월 소득이 평균의 70%(2007년 기준 257만2000원) 이하인 경우 입주가 가능한 국민임대의 경우 입주가 조금 수월하다. 지난해 공급한 의정부 녹양지구 전용 40㎡의 보증금은 1250만원, 월 임대료는 15만5000원이다. 입주순위는 당해지역 거주자가 1순위이며 거리가 떨어질수록 후순위로 밀려난다.

면적을 조금 높이면 금액이 조금 올라간다. 의왕 내손지구 50㎡는 보증금이 1580만원에 월 21만1000원이다. 입주순위는 청약저축 납부금액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공공임대는 입주 뒤 5년에서 10년에 분양전환이 가능하다. 안산 고잔지구 56㎡는 보증금 3227만원에 월 20만원이다.

각각의 임대주택의 시세는 주변 시세보다 30~90%정도로 저렴하다. 하지만 주공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의 입지는 대부분 서울시 외곽에 위치해 있고 서울에서 가까울수록 경쟁이 치열하다.

단점도 있다. 서울 외곽지역에 위치한 만큼 교통 등 각종 제반시설이 부족하다. 월 임대료와 관리비도 ‘진짜 서민’에게는 부담스럽다. 임대아파트의 입주를 희망하지만 높은 임대료 때문에 입주를 포기했다는 정모(66)씨는 “월 임대료와 아파트 관리비가 너무 부담스럽다”면서 “게다가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국민임대주택은 대중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입주를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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