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난 여전, 2009년 중산층 주부의 고민

이학렬 기자 | 2008.10.16 16:10
# 2009년1월24일. 가정주부 B씨(46)는 설 차례 준비를 위해 마트를 찾았지만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작년 추석 때만해도 1만5000원이면 충분했던 국거리용 쇠고기를 이제 2만원을 넘게 줘야 한다. 사과 한상자도 1만5000원이나 줬다. 작년에는 1만2000원이었다. 밀가루와 달걀도 사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것 역시 올라 예산을 초과할 것 같다.

살 것이 많아 승용차를 몰고 왔지만 기름값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국제유가는 연일 내린다는 소식이지만 주유소 기름값은 요지부동인 것 같다.

지난달부터 가스요금도 올랐다. 가스요금을 포함한 관리비로 이달에는 5만원 넘게 더 지출할 것 같다. 난방 요금이나마 줄일 수 있게 날이 어서 풀렸으면 좋겠다.

애들 아빠는 작년 연말 성과급에 이어 이번 설 상여금도 없다고 한다. 대출 이자와 유학간 딸아이 학비를 빼면 이달 가계부도 적자다. 펀드는 이미 40% 넘게 손해를 봤지만 더 묻어두지 못하고 깨야 할 것 같다.

2009년 설을 앞둔 가정 주부 B씨의 가상 고민이다. 실제로 3개월 후 많은 주부가 실제 이런 고민을 할 것이다. 아니 벌써부터 이 같은 고민을 하는 주부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물가는 어느 정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올해 물가 상승의 주범이었던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경제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석유 수요가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두바이유 가격은 14개월여만에 배럴당 7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평균 국제유가를 85달러로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각각 90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연구소들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과 원/달러 환율은 내년에도 여전히 물가에 복병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휘발유값 역시 유가 하락분을 환율 상승분이 상쇄한다면 큰 폭의 내림세는 기대할 수 없다.

물가 상승이 둔화되더라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저효과로 상승률이 낮아보일 뿐이지 오른 물가가 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내년에 라면값이 오르지 않더라고 올해 라면값이 800원으로 올랐다면 소비자들은 높은 라면값을 내년에도 지불해야 한다.

펀드 등 금융자산의 축소에 대한 우려도 높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면 기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긴 어렵다. 주가가 기업이익에 수렴한다고 했을 때 내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길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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