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대우일렉 매각 '2전3기'

더벨 전병남 기자 | 2008.10.17 09:57

[Deal Story]구조조정 반대 등 악재 딛고 매각 성사 가능성

이 기사는 10월16일(13: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8월 21일. 모건스탠리와의 매각 협상이 무산된 직후 대우일렉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가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매각작업에) 최선을 다했는데, 외부 요인 때문에 M&A가 무산돼 허탈하다. 오늘 밤 제대로 잠을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모건스탠리와 협상 당시 채권단에겐 비디오콘-리플우드 컨소시엄과의 계약에 실패한 전력이 있었다. 그래서 부담이 컸다. 협상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계약은 성사되는 듯 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노조가 매각에 반대하고 나섰고 정치권이 동조했다. 모건스탠리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우선협상자 지위를 포기했다. 채권단 관계자가 "무력감을 느꼈다"고 토로할 만큼 채권단이 느꼈던 실망은 컸다.

'잠 못 이루던' 채권단은 올 9월 19일, 또 다시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인수후보군에게 의사를 물었다. 세 번째 매각 추진. 그리고 지난 10일, 미국계 리플우드와 러시아 컨소시엄 디질런트가 채권단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에게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매각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대우일렉은 공중분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와의 협상 실패 이후 매물의 몸집을 줄이기 위해 채권단은 대우일렉의 영상사업부를 정리했다. 이미 대우일렉 양평동 부지와 IS사업부(자동차용 오디오 제조)를 매각하고 직원 1500여 명을 내보낸 후여서 더욱 부담스러운 결정이었다. 당시 채권단 관계자는 "자구책을 있는 대로 짜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각이 두 번이나 무산되면서 채권단은 애가 탈대로 탔다. 쏟아지는 비난도 채권단의 몫이었다. 첫 매각이 무산됐을 때는 "뒤늦게 매각에 나서 때를 놓쳤다"는 질책을 들었다. 두 번째 M&A가 실패로 끝난 후에는 노조와 정치권으로부터 "모건스탠리의 '먹튀'를 도와주려 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회사를 외국계 사모펀드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를 확보하는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전자산업의 특성상 투자가 당장 진행되지 못하면 대우일렉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복된매각 무산과 구조조정 끝에 대우일렉이 다시 기로에 섰다. 다행히 대우일렉 노조도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전처럼 막무가내로 반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2전3기(二顚三起)에 성공할까. 대우일렉 인수 우선협상자는 빠르면 24일께 윤곽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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