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관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실물경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이사철 특수마저 사라졌다"며 "요즘 들어 고급가구 판매 실적이 현저히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에 있는 또 다른 백화점. 최근 매출이 부진했던 이태리 명품 캐주얼인 폴앤샥, 골프의류 전문 브랜드 애쉬워스, 여성캐주얼 브랜드 헤이린 등이 퇴점 조치됐다.
백화점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불경기와 고온 현상의 지속 등 날씨 요인으로 인해 의류 브랜드들이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일반 패션업체는 물론 막스마라나 미소니 등 명품 브랜드들도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월간 백화점 매출이 올 들어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내수를 받치는 한 축인 부자들이 지갑을 닫는 것 아니냐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16일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 3사의 지난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 백화점 매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12월 2.2%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백화점 매출의 효자 노릇을 해왔던 명품 신장률이 9월 들어 꺾이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8월에 50%까지 증가했던 명품 매출 신장률이 9월 들어 33%로 뚝 떨어졌다.
명품 백화점을 표방하고 있는 갤러리아도 상위 1%(전체 고객 중 가장 물건을 많이 사는 고객순서, 대략 1000명 수준)의 매출 신장률이 올 들어 처음 한자리수로 내려앉았다. 1~8월까지는 10~15% 신장률을 나타냈지만 9월에 5%를 기록한 것.
흉흉한 얘기는 우리나라 부촌의 상징인 서울 청담동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와인바와 레스토랑 절반이 "장사가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한 와인 유통업자는 "최근 환율 폭등으로 와인의 수입단가가 오르면서 가격도 올랐다"고 전제한 뒤 "워낙 경기가 좋지 않으니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고 가게마다 매출이 20~30%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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